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회원인 L씨의 행방불명을 놓고 친구사이 회원들간 논란이 크게 일고 있어 주목된다.
친구사이 대표 라이카(31) 씨의 증언에 따르면, L회원의 행방이 묘연한 것은 어제부터였고 지금까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라이카 대표는 덧붙이길, '그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똥물에 방생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자신은 74%만 그 설에 신뢰를 부여한다고 했다.
들리는 정보를 종합해서 유추해보면, 어제 L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프렌즈 죽돌이 역할을 하고 나서 새벽 2시쯤 가게를 나선 이후 행방불명이 된 것처럼 보인다. 약간 횡설수설하는 목격자 K씨에 따르면, 술에 취한 L씨가 비틀거리며 집에 가던 중 갑자기 뚱뚱한 페르시아 고양이로 변해 누누모텔로 들어가던 중 주인장 발길에 채인 후 사라진 것 같다고 하는데, 그 말의 신뢰도는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 L씨의 행방불명에 가장 크게 노한 것은 곧 있을 친구사이 봄 엠티 준비팀(5월 29일)을 맡은 차돌바우, 황무지 씨 두 덤 앤 더머 커플로 알려져 있다. 차돌바우 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하면서 "친구사이 식순이로 통하는 전문 설겆이꾼이 사라진 건 큰 손실이다'며 개탄해 마지 않았고, 엠티 식단을 공개해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황무지 씨는 지레 '내 식단이 마음에 안 들었대?'하며 자책을 해서 미식가를 자처하는 (하지만 게걸스럽기 그지없는) 회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회원들 중 그래도 가장 신뢰가 있는 말을 해준 이는 평소 L씨와 '누가 더 이뻐?' 소리를 들으놓으며 머리끄뎅이 쌈박질로 우정을 과시하던 핑크로봇이다. 핑크로봇에 따르면, L씨가 사라진 건 그간 독학으로 학비 벌랴 생활비 벌랴 애쓴 나머지 약간 조로 증세를 보이던 차에, 그만 통장의 잔고가 바닥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회비가 없어 이번 엠티를 가지 못한 마음의 상처가 커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수영모임의 '마님' 씨는 감격에 겨워 '해방이다!'를 세 번 연호하다가 목에 사래가 걸렸지만, 그래도 측은한 마음에 '친구사이 회원들이 자기 회비에 십시일반 2천원 씩만 내놓아도 L씨의 회비는 충당할 수 있다'며 착한 성정을 과시했고, 프렌즈 사장 천 씨는 자기 집 가게 벽에다 '돌아와라 L. 너 엠티갈 수 있다!'라는 벽보를 붙여 손님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다가 10년 만에 받는 환호라며 잠시 현기증으로 기절하기도 했다.
아무튼 L씨는 행방불명 중이고, 친구사이 회원들은 'L씨 엠티 보내기 운동'을 조용히 펼치고 있다. 엠티 준비팀과 이 운동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은 신변보호상 본 알자지라 기자만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관계로 메일을 보내주면 답장을 보내도록 하겠다.
'L씨 엠티 보내기 운동' 의장을 맡고 있는 사람은 다른 아닌 피터팬 씨인데, L씨와 띠동갑인지라 평소 L씨로부터 '엄마'라는 소리를 듣곤 해서 이 행방불명 사건 이후 식음을 전폐하고 대신 눈물로 빚은 소주를 마시고 있긴 하나 천 원 한 장 보태줄 수 없다며, 의장직을 수락했다.
P.S
L씨야, 그러니 돌아와라.
핑크로봇, 정말로 사진 안 보내는구나.
알자지라 기자 fuckyou@fuckyo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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