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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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한 여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구호를 담은 채 전국 26개 도시를 순회한 평등버스에는 한 반가운 손님이 탑승했습니다. 청주시 내에 있는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낯익은 사람이 보였습니다. 변희수 하사였습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역하게 된 변하사는 당시 고향 청주에 내려와 살고 있었고, 마침 평등버스가 청주를 지난다는 소식을 듣고 마중 나온 것이었습니다. 평등버스에 함께 타자는 제안을 성큼 받은 변하사는 청주 세종을 지나 대전까지의 그날 일정을 평등버스와 함께 했습니다. 짧은 하루 일정이었지만 버스를 타고 함께 구호를 외친 그 순간 우리는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3월 3일 저녁 4월 재보궐선거 대응을 위한 무지개행동 선거 대응팀의 줌 회의 중에 우리는 변희수 하사의 죽음을 전하는 통신사의 뉴스를 확인했습니다. 줌 회의 방 안에서는 잠시 몇 분 간의 적막이 흘렀고 이윽고 깊은 한숨이 이어졌습니다. 그날 회의를 마친 뒤 몇몇 활동가의 제안으로 무지개행동 내 참여 활동가를 중심으로 마음을 나누기 위한 줌 온라인 방을 열었습니다. 김기홍 활동가에 이어 이어지는 비보에 그래도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에 대해 나누고픈 마음에 10~20여 명의 활동가가 모였습니다. 저는 한 인권활동가와 20여분 동안 통화하며 어찌된 세상인지에 대해, 이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에 대해, 무엇을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살피고, 우리 커뮤니티는 어떤 상황인지도 보며, 장례는 어떻게 치뤄지는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세상에게 말을 건네야 할지, 다음 날 아침 나는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살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애도를 표하는 것, 슬픔을 말하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 감정을 살피기 전에 우리는 해야 할 일들이 한편으로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3월 4일 조문을 마친 날 밤 각자의 집으로 돌아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회 활동가들은 늦은 밤 회의를 열어 추모행동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무지개행동은 온라인 추모행동을 기획했습니다. 3월 5일 발인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3월 6일 토요일 서울에서는 추모행동이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성소수자 관련 책을 읽으며 지하철 2호선을 순환한 후 서울광장에서 변하사를 기억하며 함께 추모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광장 둘레를 꽉찬 참가자들이 아이유의 <LOVE POEM>을 들으며 변하사를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3월 6일 무지개행동은 저녁 7시 그녀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노래공연, 발언, 토크, 기도회를 이어가며 애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변하사의 복직을 위한 공대위는 장례 절차를 마친 후 변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대위로 이름을 변경하기로 하고, 3월 12일 추모행동, 3월 15일 향후 활동 계획을 언론에 밝히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3월 27일 변하사를 추모하는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그 사이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에서는 성소수자 자살예방과 인증 증진을 위한 긴급 간담회를 열었고, 친구사이는 성소수자의 차별의 현실에 대해 발표하며 성소수자 자살 실태에 대한 국가적인 조사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 원칙을 공공기관 등에 중요한 원칙으로 삼도록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의 인권위원회 위원장이자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권인숙 의원은 긴급하게 성소수자 혐오/차별 근절과 인권 보장 긴급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27일 친구사이 3월 정기모임에서는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알리는 종로 업소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친구사이가 이 날을 공식적으로 기념하고 행사를 진행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색깔을 닮은 안개꽃다발을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 종로 게이커뮤니티 업소와 업소 내 손님들에게 전달하며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알리고 그날을 기억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이었습니다. 급하게 준비한 캠페인이라 안개꽃 준비도 여의치 않았고, 비오는 토요일 저녁이라 회원들이 많이 모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간만의 종로 업소 캠페인이었고, 안개꽃을 전하며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알리자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는 마음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우리의 일상이 아니기도 합니다. 그 사이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들려오는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과 차별에 반대한다는 영혼 없는 이야기는 추모의 마음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온라인의 장이라 하더라도, 조금은 시간이 늦었지만, 변희수 하사가 전했던 용기로운 삶의 메시지를 기억한다면 우리에게는 조금 더 슬퍼하고, 슬픈 마음을 표현하여 감정을 달랠 시간이 필요합니다.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차별과 배제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우리는 공감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을 받고 사랑을 전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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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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