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지 않는 이유
윤 준경
사랑은 고백하지 않는 것
팽팽한 줄 느슨해져
고백하는 순간
떠나기 쉬운 것
사랑은 몰래하는 것
손타지 않게 쉬 쉬~
뿌리깊이 숨겨 두는 것
그러나 자주 열어 보는 것
산소와 햇볕 가득 채워
나의 빛으로 충만케 하는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하여도
고백하지 않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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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함에 있어 뭐 그리 어려운 점들 투성인지...
오래 전 친구를 사랑했을 때에도
지금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도
모두 "일반"이란 사실은, 시작부터 잘못 채워진 단추와 같은 것을...
혼자 사랑하고 끝내 내 스스로 그 마음을 수습해야 하는 못난 청춘이라..
얼마 전 내게 황당한 이별의 말을 남기고 떠났던 사람은
그 자신도 이반이면서 이반인 나를 이해 못하겠다면서 돌아서 버렸지만
한때는 다시 되씹기 싫을만큼 낯 간지러운 말들 잘도 해주더니...
그 모든 걸 뒤로하고 위선의 거짓말들만 무성히 내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었는데...
왜 하필
되지도 않을 사랑을 또 하고 있는지...
차라리 내가 "게이"란 걸 알면 무정히 외면이라도 해 주시지...
몇 번의 한 숨과 약간의 눈물이면 잊혀지기라도 할텐데
여전히 내게 그리도 고마운 마음, 살가운 미소로 나를 대해 주시는지...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노라던
굳고 굳은 결심은 파도앞에 모래성과 같이
허무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사랑하게 되리라는 걸 알면서 그 것을 순응하지 못하고 부정만 하려하는
자신은 또 얼마나 못난 사람일까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라고 충고했던 나는 왜 정작 그리하지 않는지
살가운 미소에 숨막히게 무너져 내리는 내안의 나는 또 무엇인지 그걸 알았다면
사랑따위에 마음이 현혹되기 전에 마음을 추스렸을테죠
주워담아서 담아 진다면 몇 백번 담았을
마음의 조각들 그 조각들은 산산히 부서져 어디쯤에 놓여있는 걸까요
사랑해서 슬펐습니다
또 사랑하게 될 것임을 알면서 가슴을 후벼파는 감정을 알면서 방관한 내 자신
아마 다른 사람으로 마음의 치유를 원해서 그랬을테죠
그 누구나가 저도 속하는 말인가요 기꺼이 사랑해드겠습니다
너무 슬퍼만 하지마세요
극단적인 에고이스트도 이로울때가 있는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