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요?
미국 인디 영화 '침실에서in the bedroom'는 용서하지 못하지만 벨기에 다르덴 형제의 영화 '아들'은 살인자를 용서합니다.
다르덴 형제의 '아들'을 보았어요. 아직 개봉 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04년 2월 말쯤에 개봉예정이더니 늦춰지는 모양입니다.
일단 칸 영화제 황금 카메라상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들'의 카메라 워킹은 정말 놀랍더군요. 치밀하다 못해 바늘 한 뜸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정교한 포커싱과 분노와 용서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버지 뒷모습을 집요하게 바라보는 그 차가운 시선은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돋보이는 카메라 워킹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 요즘 서구 영화는 아들의 죽음에 그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난니 모레티의 '아들의 방'과 다르덴 형제의 '아들'은 칸 황금 종려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거머쥐며 칸 영화제 관객들이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도록 했지요.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난니 모레티의 '아들의 방'에 비해 다르덴 형제의 '아들'이 훨씬 나았습니다. 세계 유수의 평론가들이 엄지 손가락을 쳐들며 말했던 '위대한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절제된 형상미와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에 느릿하게 몸에 감겨오는 감동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대사가 거의 없는, 그러나 정교하게 짜여진 헨드 헬드의 롱 테이크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