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보이 2004-02-21 오전 10:55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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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 | 터미네이터, 동성애자 공격하다 | 아도니스 | 2004-02-22 | 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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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 | 한국 동성애자 십 년의 설문 +20 | 관리자 | 2004-02-21 | 8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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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5 | 게이축제 같이 가자는 말에 리플 단 어떤 호모포... | 혜성 | 2004-02-20 | 870 |
2003. 4
'연애 죽어도 못하는 사람들의 모임', 줄여서 '연죽모'를 아세요?
그런 모임이 실제로 존재하냐고요? 당연히 실제합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제안했던 '실연대책보험회사'는 그것이 '보험 사회'의 또다른 병폐라는 것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어요. 자신의 미래를 보험회사 자본에 저당잡히는 건, 극명한 소외입니다.
하지만 이 모임은 실제합니다. 물론 회원이 저 혼자 뿐이지만요.
이 모임의 준거틀은 두 가지로 확연히 나뉘어져 있어요.
1. 연애하고 싶은 욕구는 엄청나지만, 상황과 조건이 여의치 않아 매번 실패로 귀결되는.
2. 자신의 의지로 연애를 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는.
물론 '연죽모'는 무척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죠. 한 사람만을 못 잊어서 연애를 하지 못하는, 자괴감에 빠져 구애의 손짓을 미리 접어버리는,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데도 프리섹스를 주장하는 척 자기 방어의 갑옷을 입은 얼빠진 용병들 같은, 누군가 자신을 찾는 팻말을 들고 나타나기를 기약없이 기다리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이데아적인 '반쪽 부신'이 아니면 절대로 연정을 품지 않으려는............
그러나 이 경우들은 대부분 첫 번째와 두 번째 패러다임에 어중간히 양다리를 걸치고 있습니다. 일명 '상황구속적 연애 기피 증세'인데, 저도 이 경우에 속해 있습니다.
이 도시에, 새벽 내내 비가 떨어진 이 도시에 뿔뿔이 흩어져 있을 '연죽모' 잠재 회원 여러분들, 우리는 불쌍한 게 아닙니다. 단지 어리숙할 뿐입니다.
전 그대들에게 특별 회원 카드를 발급해 드릴 생각입니다. 이 카드를 소지하시고, 저희 아지트인 '핑크 에덴'에 놀러 오세요. 상황구속적 연애 기피 증상에 시달리는 분은 레드 카드, 두 번째 경우처럼 근대사회의 게토화된 애정의 공간과 허위의 자유를 굳이 대비시키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교활한 분들은 블루 카드를 드립니다.
즐겁고 흥겨운, 허나 더러 폭포 같은 하소연과 눈물이 쏟아지는 곳이겠지만, 우리 모두 한 가지 교훈은 얻어갈 수 있을 겁니다.
'자기애만 버리면 언제든 이 모임을 떠날 수 있다는 것'
저 역시 이 교훈을 얻기 위해 핑크 에덴 문을 열었습니다.
p.s
제발, 실제의 핑크 에덴으로 가는 약도를 또 올려달라고만 하지 마세요. 난 친구들과 일링크스와 미미크리, 예컨대 현기증과 가면 놀이를 하고 있는 거에요. 늘 그랬다시피 말입니다.
약도는 나중에 올려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