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9월 |
|---|
호모과장(진) EP3 :
폭탄조끼
‘부장님, 동기들끼리 장난치는 사진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거래처에 회의 장소 약도를 보내준다는 것이, 실수로 이쪽 행사에서 사용될 ‘당신은 게이인가요?’라는 질문이 담긴 캡처 화면을 보내버렸다. 은밀한 사생활이 전송된 지, 5분. 이 사태를 수습할 골든타임에 본능적으로 떠오른 보호색을 찾아 나를 가렸다. 떨리는 마음에 다시 한번 읽어볼 틈도 없이 전송을 눌렀다. 그리고 화면 너머의 그의 반응을 숨죽이며 기다렸다. 그사이 혹시 모를 해결책을 찾아 나섰지만 아무리 해도 보낸 내용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폭탄을 안은 셈이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첫 번째 폭탄은 고등학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만들어졌다. 친구에게 자료CD를 준다는 것이 그만, 야한 동영상이 담긴 CD를 준 것이었다. 야오녀인 사촌 누나 짓이라 둘러대었지만, 1주의 빵심부름을 해주다 다툼을 끝으로 일상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그 폭탄은 수능 4일 전에 터졌다. 성적에서 순위를 다투던 악의의 경쟁상대였던 한 녀석이 수능 4일 전에 그 CD에 대해 캐물었고 그날 초록색 물이 내 몸에서 나오는 것을 보며 응급실에 실려 갔다.

15년이 훌쩍 지난 사이에 많이 변했다. 홍석천 씨가 커밍아웃한 지 오 년이 채 되지 않았던 그때는 정작 커밍아웃한 그는 TV에서 사라지고 우리는 BL 속에만 존재했다. 지금은 다행히 사라진 홍 씨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여 분주히 활동하고 있고, 그분의 후예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게이/퀴어/동성애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청문회 단골 ‘십자가 밟기’가 되는 등 심각한 혐오 속에서 살고 있다.
나도 역시 변했다. 빵셔틀을 끝낼 결심을 한 그 일주일 동안, 나는 부모님이 받을 상처 등 정작 중요한 나는 챙기지 못한 채 다른 것만 고민하다 일을 저질렀다면, 지금은 제일 중요한 건, ‘나’ 하나뿐이며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은 채 몇 분 만에 복귀했다.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건 없지만, 마음 졸일 일도 없게 된 것이다.
아직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첫 번째 폭발 당시, 나의 가장 큰 실수는 일상으로 돌아가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착각한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폭탄을 마주한 지금, 이 폭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생각 중이다. 뾰족한 수는 없겠지만, 나의 업무평가/근태 자료를 남긴다든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적금을 늘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방어태세를 쌓는 중이다. 물론 이런 폭탄이 터지지 않게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지만.

[112호][칼럼] 내 불필요한 경험들 #2 : 박권사님과 비밀의 방
[칼럼] 내 불필요한 경험들 #2 : 박권사님과 비밀의 방 돈 주고 산 내 오지범 빤스들. 모친 덕에, 바지 벗을 일 없을 때나 막 입는 빤스가 되었다. 새로 산 옷들...
기간 : 10월
※ 2019년 친구사이 9월 재정보고 *9월 수입 후원금 정기/후원회비: 8,458,885 일시후원: 3,846,700 정기사업 친구사이 워크숍: 360,000 비정기사업 음원: 75 지...
기간 : 10월
[111호][이달의 사진] 이종걸 사무국장 상근활동 10주년 기념 축전
2019년 9월 28일, 친구사이 정기모임의 마지막 순서로 이종걸 사무국장의 상근활동 10주년 기념 축전이 준비되었다. 이 자리에서 운영위원들이 준비한 축하영상...
기간 : 9월
[111호][활동보고] 10년차 친구사이 상근자의 고민은?
10년차 친구사이 상근자의 고민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간사 중 한 명인 사무국장 이종걸, 본인은 2019년 9월로 친구사이 상근자로 근무한지 10...
기간 : 9월
[111호][활동스케치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원解寃, 해학諧謔. -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관기
[활동스케치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원解寃, 해학諧謔. -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관기 - 나는 특별한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 앞에서 선택지에 놓...
기간 : 9월
[111호][알림] 2019년 책읽당 낭독회 ‘그래야 살아!’
책읽당 제 6회 문집 발간회 + 낭독회 ‘그래야, 살아!’ -일시 : 2019년 10월 12일 오후 5 ~ 7시 -장소 :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 2층 공연장 울...
기간 : 9월
[111호][활동스케치 #1] 2019 친구사이 모꼬지 '다시 또 여름'
[활동스케치 #1] 2019 친구사이 모꼬지 '다시 또 여름' 지난 8월 31일~9월 1일 양일 간 2019 친구사이 모꼬지 ‘다시 또 여름’이 진행되었습...
기간 : 9월
[111호][활동스케치 #3] 마음연결의 동아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9월 월례집담회 참여후기
[활동스케치 #3] 마음연결의 동아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9월 월례집담회 참여후기 어제는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 운영진들이 바쁜 날이었어요. ...
기간 : 9월
[111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8 : 와카미야 마사코,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8 : 와카미야 마사코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읽은티"는 정기적으로 독서 모임을 갖는 친구사이 소모임 "책읽당"의 ...
기간 : 9월
[111호][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7 : 2019년 지보이스 정기공연 '선게이서울'을 마치고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7 : 2019년 지보이스 정기공연 '선게이서울'을 마치고 2019년의 가을을 시작하며 지보이스 정기공연 '선게이서울'이 ...
기간 : 9월
호모과장(진) EP3 : 폭탄조끼 ‘부장님, 동기들끼리 장난치는 사진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거래처에 회의 장소 약도를 보내준다는 것이, 실수로 이...
기간 : 9월
[111호][칼럼] 내 불필요한 경험들 #1 : 형과 헤어지는 일, K팝 노래가사 같았어
[칼럼] 내 불필요한 경험들 #1 : 형과 헤어지는 일, K팝 노래가사 같았어 헤어지고 원더걸스 노바디 같은 걸 부르는 나도 어이없었지만, 가사들이 왠지 낯설지가 ...
기간 : 9월
[111호][칼럼] 세상 사이의 터울 #3 : 게토의 생식
[칼럼] 세상 사이의 터울 #3 : 게토의 생식 1. 종태원의 주말은 대체로 즐겁다. 이성애 사회에 이리저리 치이고 난 주말 밤 종태원에서 게이들끼리 놀고 있으면 ...
기간 : 9월
※ 2019년 친구사이 8월 재정보고 *8월 수입 후원금 정기/후원회비: 8,109,896 일시후원: 953,600 정기사업 친구사이 워크숍: 1,330,000 퀴어문화축제: 25,000 비...
기간 : 9월
[110호][이달의 사진] 일가 아시아 행사장에 소개된 종로3가
2019년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ILGA(International Lesbian, Gay, bisexual, trans and intersex Association) ASIA 2019 ...
기간 : 8월
워크숍이란? 단합이란? 7월 20일~21일, 친구사이 2019 하반기 LT 8월 17일~18일, 가족구성권연구소 워크숍 8월 19일~23일, ILGA ('국제성소수자협회'라는...
기간 : 8월
[110호][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1] 무지개행동 지역 공동주최로 개최된 일가 아시아 컨퍼런스
[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1] 무지개행동 지역 공동주최로 개최된 일가 아시아 컨퍼런스 ▲ ILGA ASIA 2019 컨퍼런스에 참석한 친구사이 회원 (사진 ...
기간 : 8월
[110호][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2] 아시아 각국의 전환치료, 혼인평등, 퀴어-노동 연대 현황
[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2] 아시아 각국의 전환치료, 혼인평등, 퀴어-노동 연대 현황 ▲ 이란 레즈비언·트랜스젠더 네트워크 '6Rang...
기간 : 8월
[110호][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3] 젠더·섹슈얼리티의 다양한 전선들, 욕망 지도와 성소수자 가정폭력
[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3] 젠더·섹슈얼리티의 다양한 전선들, 욕망 지도와 성소수자 가정폭력 욕망 지도 그리기 Mapping your desire 아...
기간 : 8월
[110호][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4] 아시아 각국의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성소수자 난민의 인권 상황
[커버스토리 'ILGA ASIA 2019' #4] 아시아 각국의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성소수자 난민의 인권 상황 ▲ 2019년 8월 21일 오전 9시 30분에 열린 일가 아시...
기간 : 8월
소식지
글 참 절절하고 좋네요. 퀴어들은 가족관계나 인간 그 자체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너무 일찍부터 깨달아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