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4일 동안 퀴어 애즈 포크 시즌1을 다 보았습니다. 각각 45분 가량의 에피소드 스물 두 개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시간으로 치면 990분이군요. 시즌 1은 영국판의 서너 배 가량 이상의 분량이었어요. 식음을 전폐하고 혼자 울다 웃다를 반복하고 옆집은 아랑곳없이 스피커 크게 켜고 보았습니다. 편집증이 제겐 하나 있는데, 뭘 잡으면 끝까지 봐야 한다는 겁니다. 배가 고프네요.
흠... 일단 당혹스럽습니다. 게이들의 교양영화라고 불러야 하나요? 완성도는 이보다 훨씬 런닝 타임이 짧은 영국판이 낫습니다. 미국판에 짜깁기된 쓸데없는, 과잉된 성적 코드가 가끔 눈에 거슬리고, 게이 바를 '바빌론'이라는, 그것도 엑스트라 쓴 효과가 너저분하게 드러난 한 공간으로 협소화한 것도 거슬리고요.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22에서는 스텝이 유리창에 떡하니 서 있는 치명적인 실수도 했더군요. 고장난 문을 뒤에서 붙잡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미국 게이 커뮤니티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구성해서 펼쳐보인 그 노고는 놀랍습니다. 동성애 입양, 청소년 퀴어, 호모포비아, 동성애 가족, 게이 섹스와 오픈 릴레이션쉽... 등등 몇 권의 책들과 인권운동 단체들이 이슈화하고 있거나 앞으로 해야 할 것 등이 총망라되어 있더군요. 일종의 게이 커뮤니티 만화경이었어요.
앞으로 시즌2, 시즌3까지 그 험란한 과정에 도전하기 전에 밥을 먹어야겠군요. ^^ 요즘 퀴어 애즈 포크 보는 재미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거 다 시디로 구워서 아프리카로 보낼 일도 일이네요. 운송비만 넉넉하면 일주일에 에피소드 하나씩만 보내서 재우 양의 애간장을 녹이고 싶기도 하고요.
암튼 아직 못 보신 분들은 함께 동참해boa요~~~
훗... 주인공인 브라이언과 져스틴입니다. 전 져스틴 '팬'이에요. ^^
불쌍한 져스틴, 시즌1에서 호모포비아에게 야구 배트로 두들겨 맞았는데, 시즌2에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