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내에 나갔다가 우연히 대형 서점에 들렸습니다.
잡지 코너에서 버디를 찾았습니다.
많이 쌓여 있더군요..
점원에게 받아든 순간.... 가슴이 찡~ 해 왔습니다..
옛 이야기 중.... 호통만 치던 늙은 부모를 업은 순간 .. 그 가벼움에 눈물 흘렸다고 했듯이..
버디의 가벼움이 내 머리를 두드리더군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겨우 8천원 이었는 데.....
버디가 격월도 아닌 계절 순도 아닌... 불분명한 출판물이라는 이유로..
버디가 게이보단 레즈 쪽에 집중 되어 있는 듯하다는 이유로..
버디를 사면 집 책장에 꽂아 두기 뭐하다는 이유로..
되지도 않는 이유아닌 핑게로 서점에 들려 구경만 하고 외면하던 제 스스로가 한심했습니다.
이제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퀴어 잡지는 우리 나라에 없습니다.
이반 술집 구석에 처박혀 있는 누가 볼 세라 숨겨 놓은 듯한 잡지가 아닌 ..
일반들에게 우리도 여기 살아 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는 퀴어 잡지가 종간을 한 것임니다..
현금이 없어 당장 사버릴 수 없었지만... 마지막 한 권이라도 제 책장에 꽂아 두어야 겠습니다..
그래야 이 서글픔이 좀 가실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