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스케치 #2]
제11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여기, 축제’ 참관기
제11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여기, 축제’가 지난 1월 25일~27일(금~일) 3일 동안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110동)에서 열렸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기획 사업으로 올해 11번째 열리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인권포럼이지만, 매해마다 인권포럼 장소 선정 문제는 성소수자 인권의 차별 현실과 닿아 있다. 최소 50~1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3개의 강의실을 준비하고 모두가 평등할 수 있는 장소 접근성을 이루기 위한 것 등의 물리적, 기본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사실상 운동이면서 투쟁이기도 하다. 올해 포럼 장소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의 성중립 화장실 설치에 대한 거부와 포럼개최를 항의하는 민원 전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아닌, 인권포럼 기획단에 항의하는 행정실의 문제적인 행동이 문제였다. 앞으로도 예상되는 장소 문제 해결을 위해 무지개행동이 같이 논의하고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포럼 제목은 ‘여기, 축제’ 이었다. 작년 한 해 총 7개 지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고, 인천퀴어문화축제의 폭력 사태 등으로 축제는 다양한 지점에서 뜨거운 감자다. 축제를 준비하는 여러 지역 조직위 활동 이야기, 이 축제에 참여하는 연대 단체들의 참여의 의미를 나누는 세션이 있었다. 20년을 맞이하는 축제에 대한 세션도 있었다. 다만 지금 현재 시점에서 퀴어문화축제의 전반을 훑으며 진단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없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축제에 대해 성소수자 당사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이해관계자로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혐오/차별 선동세력의 집단적인 폭력에 대한 대응 논의의 접점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친구사이는 올 한해 세션 발표 및 세션 사회와 기획단의 일원으로 성소수자 인권포럼에 참여했다. 이전보다는 친구사이 회원들의 참여도 줄어든 모양새다. 인권포럼 세션의 참여를 위해 친구사이 회원 대상으로 적극적, 매력적 홍보도 필요한 현실 속에서 친구사이에서 세션 기획을 마련하지 못한 아쉬움과 책임감도 느낀다. 다행히도 현재 온라인으로 본 포럼 자료집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행사 당일 참여하지 못했어도 자료집을 통해 흐름을 알 수 있다. 좀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성소수자 인권의제를 접할 수 있는 자리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겠다. 그리고 활동가든 연구자든 단체 회원이든 커뮤니티 일원이든 아니 홀로 존재하는 사람일지라도 이 자리에 와서 삶에서 필요한 힘, 인권 증진을 위한 자양분을 얻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제11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준비에 함께한 사람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