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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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같지 않은 사람 사이의 김대리 EP4
: 사분할과 친세권
프로듀스101의 백미는 1등보다는 꼴등이다. 1등에 다가갈수록 누가 남은 의자에 앉을지는 예상 가능하지만, 12등의 턱걸이는 그 간절함 만큼이나 오리무중이다. 매번 프로듀스 101에서 12등은 가장 긴장되고 또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경연 중간 중간에 누가 12등 후보인지 사분할로 보여줘 투표를 독려하고 사분할에 있는 후보는 방송 내내 국민들의 간택을 받아야 할 이유를 간절히 어필한다. 요즘은 내가 이 사분할에 껴있는 느낌이 든다.
요즘 단톡방에서 가장 많이 퍼 나르는 건, 행복주택공고와 분양공고인데 이른바 로또아파트와 행복주택의 열풍 속에 우리도 예외일 순 없었다. 적은 돈으로 서울에 집을 구할 수 있다는 건 모두의 소원이기에 그만큼 경쟁은 치열했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물량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신혼부부와 은퇴자에게서 남은 몇 자리를 양보하자 우리에게 남은 건 12등, 한자리뿐이었다. 나라에서 신경 쓰고 있는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통감하며 사분할의 화면 속에 섰다. 어디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필사적으로 찾으며 마지막 12등의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경쟁에 뛰어든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물론 주변에 휩쓸려 간 부분도 없지 않지만, 미래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집이 있으면 든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청약통장 연식이 쌓일수록 로또분양이나 행복주택이 아니더라도 방 한 칸 몸져누울 곳이라도 잡고 싶다는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통장 잔고와 공고가 알려준 낯선 곳에 도착하면 이내 곧 포기하곤 했다. 지방에서 홀로 상경한 지 어언 13년, 혼자면 어디든 정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진 않았다. 계속해서 맴도는 건 <여기 살면 행복할까?>라는 선문답뿐이었다.

역세권, 숲세권, 맥세권, 스세권 등 주요 거점과의 거리가 주거선택의 척도가 되는 요즘, 내 최우선 세권은 <친세권>이다. 친구들과 자주 볼 수 있는 장소와 가까운 곳에 살고 싶은 것이다. 몇 안 되는 이성애자 친구들마저 결혼하면서 각자의 가정의 몰두하고, 종태원에서 더이상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에 자신이 없어진 탓에, 요즘 내게 남은 건 이쪽 친구들뿐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의 나의 <친세권>은 종태원이였지만, 지금은 교통의 요지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이태원클럽은 무릎이 버티질 못하고, 종로포차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그렇게 튕겨 나가 딴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각자 모이기가 쉬운 교통의 중심지가 더 자주 만나게 되었다.
최종 후보지는 한강 이남이다. 비록 똑똑한 한 채와는 전혀 무관한 원룸촌이긴 하지만 말이다. 주로 강남/신림/사당의 원룸촌이나 그 밑의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 여러 실험을 거친 끝에 요즘에는 교통의 요지인 선정릉역에서 만나고 있다. 추후 집을 얻게 된다면 그 근처 원룸을 구하게 될 것 같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 좀 더 초점을 맞출까 생각도 해보지만, 52시간 이외의 생활을 고려한다면 조금 거리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 시간 떨어진 회사는 어떻게든 다니지만, 한 시간 떨어진 친구는 붙잡긴 어렵기 때문이다.
종태원이 아닌 곳에서는 아직도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옛날과는 다르게 괜찮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긴장감이 교차한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동성결혼이 법제화가 되는 데뷔가 확정되기 전까진, 다른 사람 손에 나의 처분을 기다리는 사분할처럼 주위의 눈치를 보게 된다. 물론 여태껏 훌륭히 싸워온 결과, 데뷔가 임박했음을 느끼기에, 전달되는 감정일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데뷔를 해서, 내 이웃이 내 친구가 된다면, <친세권>은 사라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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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마음이 불편했는데, 자세히 생각하니, 나의 경험과 작가의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네요.
감정과 현실에 대해서, 나는 그러한 존재라고 결론 내기에, 우리는 좀 더 자신의 두려움들을 깊게
들여다보고, 그것이 현실의 나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경계를 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