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이다. 그는 지난 8월 온라인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남성에게 자신이 HIV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돈을 받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10월14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실은 <부산일보>가 10월19일 ‘에이즈 보균 20대 여, 부산 전역서 성매매’라는 기사로 보도하면서 사회에 ‘에이즈 광풍’을 불러일으켰다. 이 기사가 나온 10월19일 하루 동안 포털 사이트에는 모두 253건의 ‘부산 에이즈녀’ 기사가 쏟아졌다. 종합일간지,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종합편성채널, 각종 온라인 매체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김씨의 피의 사실을 흘리고,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 인터넷 이용자들이 여러 댓글을 달자, 이번엔 ‘에이즈로 돈 벌고… 세상에’ ‘돈 주고 죽음을 샀다’ 같은 누리꾼들의 반응을 제목으로 단 기사들이 재생산됐다. 김지영씨가 2010년 2월 HIV 감염 확진을 받은 뒤 그해 9월에도 온라인 채팅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를 하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적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언론 보도와 기사에 달리는 댓글의 비난 수위는 더 높아졌다. 기사 제목에 ‘충격’ ‘발칵’ ‘비상’ ‘일파만파’ 같은 단어가 넘실댔다. 보도가 나오고 하루 뒤인 10월20일,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HIV 감염인 인권단체 9곳이 모여 만든 ‘HIV/AIDS 인권활동가 네트워크’와 ‘장애여성공감’은 ‘우리는 가십거리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 여성을 악마로 만드는 언론의 태도는 에이즈 예방은커녕 불안감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인권에 기반한 에이즈 예방 정책 로드맵을 수립하고 현재의 복지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에이즈를 예방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과 한국여성의전화,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41개 여성단체들도 연대해 “성매매 여성과 에이즈 문제를 연결한 보도 태도가 도를 넘어서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편견과 낙인, 혐오를 양산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 기사보기:https://goo.gl/FDUcf3 ▶ 여러분의 '좋아요'와 '공유하기'는 친구사이의 힘이 됩니다
친구사이에 의해 게시 됨 2017-11-13T06:28:5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