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트랜스젠더 연구를 하고 있다. MTF(Man to Female·트랜스젠더 여성) 한 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자신이 가장 걱정하는 게 무엇인지 아느냐고. ‘내 소변 소리가 다르면 어쩌지’ 걱정한다고 했다. 아, 그렇구나…. 되게 별 이야기 아닌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가 타인에 대해 이렇게 뭘 모르는구나 싶었다. 지금 연구 데이터들을 분석하는 중인데, 한국에서 했던 연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트랜스젠더 285명이 연구를 돕고 있다. 그런데 지난 1년간 자살 시도가 15%로 나오더라. 하…, 자살 ‘생각’이 아니라 ‘시도’다. 저 삶은 어떤 삶일까, 어떤 하루를 버티고 있을까(김 교수는 이 대답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 남성이고, 이성애자다. 성소수자 연구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들을 텐데? 답하기 늘 어려운 질문인데, 당사자성은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당사자성으로만 움직이는 건 아니다. 보수 기독교 쪽에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캡처해서 사진도 막 돈다. 나쁜 ×× 하면서. 그날도 사무적인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긴장하고 있는데 자신이 20대 트랜스젠더이고, 연구 소식을 보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했다. 이름을 밝히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는데 이렇게 자기를 드러내는 일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전화를 하기까지 어떤 마음이었을까…. 밖에서 볼 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제 막 부교수를 단 주니어 학자다. 이런 분들이 비빌 언덕이 아무도 없고 어쩌다 보니 나 정도인 거다.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사보기:https://goo.gl/rLXYfA ▶ 여러분의 '좋아요'와 '공유하기'는 친구사이의 힘이 됩니다
친구사이에 의해 게시 됨 2017-09-21T04:26:5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