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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분홍치마의 활동은 앞으로도 '쭈우욱' 지속되어야 한다
17.08.31 11:31l최종 업데이트 17.08.31 11:32l 글: 이종걸(ypinks2017)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는 7월 13일부터 10월 16일까지 100일 프로젝트로 '당신이 기다리는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되어주세요 600'(당기다 600)을 진행합니다. 인권활동과 다큐멘터리 제작을 이어가기 위해 안정적인 활동비를 확보하고 아픈 활동가와 지친 활동가에게 안정적인 쉼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편집자말] |
▲ 7개 항목 삭제된 차별금지법 반대 1인시위 기고가인 이종걸 활동가가 "7개 항목 삭제된 차별금지법 반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
ⓒ 연분홍치마 |
연분홍치마와의 첫 만남은 역시나 인권운동 현장이었다. 2007년 11월. 누더기가 된 차별금지법을 살리기 위해 성 소수자들이 긴급행동을 했을 당시, 청와대 앞에서 첫 1인 시위였다. 차별금지법 제정에서 성 소수자들이 배제되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는 느낌, 1인 시위로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는 소감 등을 연분홍치마의 카메라에 전달했다. 성 소수자들이 영상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아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도 정리되지 않았던 당시, 연분홍치마의 카메라는 성 소수자 인권운동 현장을 고스란히 담았다. 행동하는 현장을 기록하는 활동의 필요성을 절절하게 체감했다.
그래서 2008년 친구사이는 이러한 영상을 통한 기록의 중요성과 영상의 대중성을 절감하고, 게이들의 커밍아웃 다큐멘터리를 연분홍치마에 제안했고, 공동제작으로 네 명의 게이들의 커밍아웃 이야기 <종로의 기적>(2011년 극장 개봉)이 탄생했다. 독립 다큐멘터리 한 편의 힘은 극장 관객 스코어로만 판단할 수 없다. <종로의 기적>을 통해 만난 수많은 연대의 현장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수많은 성소수자들, 그리고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영수형(<종로의 기적>의 주인공-스파게티나)을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게 된 것 등 모두 <종로의 기적> 덕분이었다.
<종로의 기적> 관객과의 대화 연분홍치마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관객과의 대화에서 왼쪽 연분홍치마의 이혁상 활동가 오른쪽 친구사이 이종걸 활동가."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 | |
▲ 연분홍치마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관객과의 대화 연분홍치마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관객과의 대화에서 왼쪽 연분홍치마의 이혁상 활동가 오른쪽 친구사이 이종걸 활동가. | |
ⓒ 연분홍치마 |
연분홍치마의 활동은 성 소수자 운동 진영이 더 넓은 연대로 한 발 내디딜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주었다. 연분홍치마는 지보이스가 재능교육 농성 현장,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 현장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제안해주었고, 현장에서 힘이 되어 기뻐해 준 사람들이 바로 연분홍치마였다. 201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문화제에서 지보이스가 쌍차해고노동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데에는 연분홍치마의 도움이 컸다. 연분홍치마가 바라는 세상을 위해 영상기록에서 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연대를 제안하는 모습에 활동가로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이후 활동의 자양분이 되었다.
안타까웠던 에피소드를 하나 이야기해보자. 2014년 12월 무지개농성을 돌입하던 당시, 나는 "성 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 현수막을 펼치는 역함을 담당했다. 당시 함께 행동을 결의한 활동가들과 조심스럽게 서울시청 건물에 진입했고,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현장에 있어야 할 연분홍치마 활동가와 함께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다행스럽게 같이 현장에 있는 활동가의 스마트폰을 통해 기록하긴 했지만, 그 순간을 연분홍치마의 카메라에 담지 못해 매우 안타까웠고, 현장에 있었던 연분홍치마 활동가에게 진심으로 미안했었다. 현장의 분위기를 잠 담을 기회를 놓치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 기록의 중요성이나 연분홍치마의 활동의 이유를 간과한 것이 아니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 이종걸 활동가 기고가인 이종걸 활동가의 사진 | |
ⓒ 연분홍치마 |
연분홍치마의 활동의 중요성을 느꼈던 순간이 이 이야기들뿐이겠는가. 언제 어디서나 사전 연락 없이도 현장에서 마주하는 연분홍치마의 활동가들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우리들의 소중한 동료들이다. 그동안 어려운 운영 현실 속에서도 이렇게 같이 했던 순간에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활동가들이 더욱 연분홍치마의 이야기를 알려야 할 것이다. 연분홍치마의 활동 시간이 앞으로도 쭈우욱 지속할 수 있도록 말이다.
연분홍치마와 이종걸 활동가와의 인연 |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는 연분홍치마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이종걸 활동가와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2007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싸움의 현장에서 처음 만났던 이종걸 활동가와는 2008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결성된 이후, 성소수자 인권을 외치는 현장이면 그 곳이 어느 곳이든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치열한 현장이기도 한,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현장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주고 계신 이종걸 활동가와 연분홍치마와의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이 기다리는 다큐멘터리 제작자600(당기다600)"가 되고 싶다면 후원가입링크: https://goo.gl/xyJ9BD ('후원받는 단체' 이름에 '연분홍치마'라고 기재해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6-701-255845 (연분홍치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