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문화축제에 오는 사람들에게, "동성애=에이즈"의 구호는 차라리 친숙하다. "동성애=에이즈"는 성소수자인권운동이 태동하던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이어져온 낙인이다. 이에 맞서, 당연히 모든 동성애자가 에이즈 감염인일 리가 없고, 콘돔을 쓰면 HIV 감염이 혁신적으로 줄어들며, 동성애자 또한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 세월 동안 활동가들은 열심히 외쳤다. 그 결과 에이즈가 마치 "동성애병"처럼 여겨지던 세간의 인식은 꽤 교정되었다. 혐오세력들의 저 문구는, 십몇 년 전에 하던 얘기를 그럼에도 또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십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하지 않는 고통은 있다. HIV/AIDS 감염인의 삶이 그렇다. 가령, "동성애=에이즈"가 아니라고 한다면, 에이즈에 걸린 동성애자의 존재는 그럼 무어란 말인가? 게이커뮤니티에 쏟아지는 사회의 낙인에 대응하고 나니, 게이커뮤니티 안의 감염인들이 (동성애는 에이즈가 아니어야 하므로)마치 없는 취급을 당하는 것은 과연 옳은가? 그들의 입장은 과연 무엇인가? 가령 퀴어퍼레이드에 간 HIV/AIDS 감염인의 심정은 어떨까. 실제로 퀴어퍼레이드에 등장한 "동성애=에이즈" 선전물들을 보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감염인 당사자분들이 계셨다. 실제로 그것은 매우 야만적인 구호다. 그런데 그 앞에서 어떤 게이가 만약 "동성애는 절대 에이즈랑 관계없어!" 라고 외친다고 한다면, 그걸 보는 감염인은 또 어떤 생각이 들까. 에이즈랑 관계없는 게이들 사이에서, 감염인 당사자는 어떻게 자신을 가누어야 할까. HIV/AIDS의 문제를 '감염인'의 눈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시도가 중요한 까닭이다. ▶기사보기: https://goo.gl/6nYTfT ▶ 여러분의 '좋아요'와 '공유하기'는 친구사이의 힘이 됩니다.
친구사이에 의해 게시 됨 2017-08-22T01:40:5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