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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1 2017-04-25 17:28:23 2017-04-27 오전 11:08:08
+1 170
  • 성명(별칭)
    익명
  • 나이
    22
  • 성정체성
    게이
저는 다리 수술관계로 군대에 가지않고 제가 짝사랑하는 친구가 이틀전에 입대하게 되었네요.

그 친구는 고등학교때부터 5년간 매일붙어다니고 매일 연락하는 그 친구입장에서는 제일친한친구관계입니다.

저는 당연히 제일친한친구이면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구요.

비록 사귀는 사이는 아니였지만, 그 친구는 정말 저를 헷갈리게 할정도로 너무 잘해주고 너무 특별한 관계였습니다.

아무래도 매일 절대 카톡이 끊기지않게 서로 일상공유하고 답장하고 학교도 다르지만 일주일에 3~4번씩 볼정도러 정말 제 인생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었습니다.

이 친구때문에 저는 다른 많은걸 포기하며 지내왔습니다. 인간관계,성적,시간 등 모든걸 저 친구에게 맞추기 위해서 몇년을 지내왔는데 이제 그 친구가 군대에 가게되었습니다..

비록 사귀는 관계는 절대 아니였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저는 제일 먼저 일어났다고 카톡을 보냈는데 이젠 그 카톡 숫자 1 도 안사라지고 학교끝나고 버스타고 집오는길에 오늘 뭐하냐고 물어봐야하는데 당연히 그 조차 할수가 없습니다.

5년간 익숙해진 제 인생에서 이제 확 없어져버리니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안잡힙니다.

물론 훈련소 다녀오면 연락도 가끔 될거고 휴가도 나올테지만 앞으로 2년동안은 내가 여태 살아오던 일상이 없을거고 갔다온 친구는 분명 변해있을텐데 ..

이틀동안 내내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우울하고 하도 울어서 눈이 따가워서 아픕니다.

의심할필요도없이 우울증이 생긴것같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서 수업도 도망쳐나오고 평소 좋아하던 게임도 해봤지만 다 그친구랑 함께 했던거라 재미도없고 무기력합니다. 정말로 나쁜 생각이 들정도로..

친구를 만나볼까 했는데 그 역시 전 이미 그친구랑만 노는게 너무 익숙해져서 다른친구와 노는게 그닥 즐겁지 않습니다..

그냥 정말 그 친구에게 너무 절대적으로 많은걸 의존하고 있었고 자립심이 없었던것같습니다. 자립심을 키워라 라고 하기엔 지금당장 이렇게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정말 어찌할바를 모르겠습니다.... 한심하지만 정말...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감이 안잡혀서 미치겠습니다.

병원을 다니면 조금 해결이 될까요?
아니면 새로운 취미를 찾아봐야하나요?
사실 이쪽사람과 연애경험이없는데 연애을해봐야 할까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하나 싶기도하고 정말 사람이 미쳐버린다는게 무슨느낌인지 정말 알것같습니다.. 도와주세요... 정말...

깨굴 2017-04-27 오전 11:08

안녕하세요, 이렇게 진솔하게 글을 남겨주어서 고마워요.
저는 상담원 ‘깨굴’이라고 합니다.
닉네임을 따로 남겨준 게 없어서 친구님이라고 내담자분을 부르도록 할게요.

친구가 군대에 가게 되었고, 그것때문에 상실감을 느꼈다고 남겨 주었는데 너무너무 공감이 가고, 누구라도 그럴거예요. 저부터도 많이 좋아했던 친구를 군대로 보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었거든요. 논산 훈련소에서 운동장으로 그 친구를 보내는데 눈물이 자연스레 흐르기도 했구요.

고등학교부터 5년이라는 짧지 않은, 그만큼 소중했을 시간의 깊이도 너무 절절하게 느껴져요. 카카오톡 숫자 1. 그게 어떤 의미일지도 너무 공감이 가구요. 친구랑 많은 걸 함께 해왔기 때문에 게임을 해봐도 금방 질리고, 예전만큼 재미가 없었다는 것도 왜일지 알 것 같아요. 친구님의 말 하나 하나가 구구절절 공감이 가고, 어떤 생각, 마음, 기분일지 알 것만 같아요.

그 친구와 함께 하기 위해서 많은 걸 포기했다는 그 말에, 친구님이 얼마나 그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가 뚝 뚝 묻어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의 2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것도 당연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학교가 다른데도 일주일에 4~5번씩 만날 정도라면, 군대에 간 그 친구도 친구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일상도 자주 공유하고, 끊이지 않는 카톡을 하는 게 사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횟수는 지금보단 적어지겠지만, 휴가 나올 때 혹은 전화나 싸지방에서 페이스북 메세지로 지금 생각하는 것 보다는 그 친구와 연락을 더 자주 할 수 있게 될거예요. 그리고 그 친구와 연락할 거라는 건 너무 확실하구요. 친구님과 그 친구 사이의 애틋함과 마음이 시간이 지난다고 멀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아니 어쩌면 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소중한 관계는 함께 보내는 시간의 양도 물론 중요하지만, 질적인 측면이 양을 뛰어넘곤 하잖아요.

그리고 친구님은 자신의 느낌에 솔직한 것 같아요. 슬플 때 우리는 울어서 그 슬픔을 좀 승화시켜야 하기도 하고, 내가 힘들다면 누군가에게 그렇다고 얘기할 수도 있어야 해요. 근데 이조차 부정하거나 난 괜찮다고 덮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결국 자기를 더 힘들게 하거든요. 내가 어떤 기분인지 느낌인지 알고 있다는 것. 그게 친구님의 큰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고 자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친구님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옆 자리에 앉아서 내 고민을 같이 느껴주고,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 거기서 느껴지는 체온은 큰 도움이 되거든요. 제 경우엔 저는 대학교 안에 있는 성소수자 동아리에 가입해서, 나와 같은 고민을 겪어본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으면서 많이 울기도 했고 그러면서 큰 힘을 얻었거든요. 연애는 지금 시작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동네 친구를 찾는다는 느낌으로 친구님의 학교 내에 성소수자 동아리가 있다면 그 곳에 가입해보거나, 글을 남겨주신 마음연결의 모단체인 저희 친구사이와 같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한 번 들어가보는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친구님이 어디에 사는 지를 제가 안다면, 그 지역에 어떤 커뮤니티가 있는지를 소개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여유가 된다면 알려줄 수 있을까요? 친구님이 진심으로 덜 힘들고, 편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게 너무 크네요. 다시 글을 써주기를 기대할게요! 남은 한 주 잘 보내고, 밥 잘 먹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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