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마음연결 활동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자살관련 분야에서는 선구자이자 전문가이신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지영 교수님을 모시고 간담회를 했어요.
사실 박지영 교수님이 누구신지 잘 몰라서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너무나 탁월하신 식견에 경외감이 들 정도였어요.
성소수자는 아니지만 독신여성으로서 나름 사회적 소수자의 위치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았어요.
마음연결 자살위기자 위험요인 발표를 했는데 조목조목 어찌나 탁월하게 짚어내시던지, 성소수자 위기자들의 감정선을 이야기하실 때는 마치 제 속에 들어왔다 나가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ㅋㅋ 아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이 분은 정말 전문가구나 라고 마음이 확 동하더랬습니다.
교수님의 사례와 왜 자살연구를 하게 되셨는지, 성소수자 관련해서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고 연구하시면서 겪으셨던 트라우마 같은 것들에 대해 말씀하실 때는 모골이 송연해지고 눈시울이 촉촉해지기도 했습니다.
자살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을 20년 전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꿋꿋이 연구하셨던 선생님의 의지가 마치 십자가를 진 예수님 같다고 킴은 평했습니다ㅎㅎ 저도 공감이구요. 가슴 속에 불씨가 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말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져드는 시간이었어요.
요즘 이래저래 집문제에 친구사이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느라, 환절기라 몸도 안 좋고 해서 집중도 잘 안 되고 내가 이 활동을 왜 하는지에 대해서도 방향성이 흐려지고 있었는데 어제 간담회 덕분에 정말 이 일은 가치 있는 일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 지가 좀 명확해지는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최대한 위기자들과 연결되어야 하고 그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그것이 데이터로 쌓여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쓰일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과 자살상담의 효과는 하루다, 위기자들에게 내일은 없다. 위기자들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다 라는 말씀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저 주어지고 그냥 살아가는 하루도 누군가에게는 힘겹게 살아내는 하루일 수 있다는 것.
이런 말씀을 게이인권단체에 와서 해주실 수 있는 분이 한국 사회에 존재하신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