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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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이의 난/ 얼마 전,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관련된 카카오톡 대화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났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메갈리아(정확하게는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워마드) 라는 곳에서 게이들의 데이팅 앱인 ‘잭디’와 ‘딕쏘’, 그리고 게이들이 가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는 페이스북인 ‘게이스북’ 등을 조직적으로 캡처해 아웃팅을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메갈리아라는 곳은 어떤 곳이고, 왜 게이들을 공격하려 했던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3월 5일, 서울대에서 열린 제 8회 LGBTI 인권포럼의 첫 번째 세션이었던 ‘Gay in the mirror, 우리 안의 여성 혐오’에서 찾아보겠습니다.
똥꼬충, 에이즈충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첫 번째 발표자였던 정현희님의 발표에 따르면, 이 두 표현은 메갈리아에서 게이들을 혐오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들입니다. 메갈리아는 메르스 갤러리에서 출발하였지만 성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기금 마련, 포털 뉴스 댓글 문화 바꾸기, 기부팔찌 프로젝트와 같은 대중적 페미니스트 운동을 시도하였던 여성 혐오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인 웹 공간입니다. 메갈리아에서는 여성 혐오를 하는 한국 남성들을 '한남충'이라 부릅니다. 이들은 가부장적인 남성과 그에 속박된 여성의 위치를 서로 맞바꾸는 거울 전략을 통해서 한국사회 속에 만연한 여성 혐오를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맹점이 하나 있다면, 여성으로서 ‘남성을 강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 속에서 게이는 한남충에게 성적 공격이 가능한, 한남충을 ‘구멍’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연대자였습니다. 그러나 이 연대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게이들도 한남충 못지 않은 여성 혐오자라는 증언들이 쏙쏙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뽈록이, 뒷보지, 끼순이/ 이 세 단어는 게이가 여성 혐오자라는 증거로 제시된 것들 중 하나입니다. 게이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 세 단어는 각각 젖가슴을 가진 여성, 성기 삽입이 이뤄지는 게이 남성의 항문, 여성스러운 젠더 표현을 가진 게이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누군가는 이 세 단어의 사용에 특별히 여성 혐오의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의 두 용어는 명백하게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것에서 유래됐다는 점에서, 끼순이는 여성스러운 젠더 표현을 가진 게이들에 대한 거부감을 일부 담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 여성 혐오적 표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발표자였던 터울님의 발표에 따르면, 게이들의 이런 여성 혐오적 표현의 사용은 과거에는 일부 용인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게이 커뮤니티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고, 또 커뮤니티의 형성과 정체화 과정에서 이러한 표현들이 게이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고 자조의 표현으로 사용됨으로써 치유의 능력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퀴어 페스티벌이 서울 광장에서 열릴 정도로 게이 커뮤니티는 성장했습니다. 게이 커뮤니티가 사회에서 용인 받을수록 그 동안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게이 커뮤니티 내의 여성 혐오 또한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에 가해지는 비판은 정당한 것이고, 이 비판이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 사건이 바로 워마드의 조직적인 아웃팅 시도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게이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우리를 드러내는 것을 과거보다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권리가 향상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향상된 권리만큼 늘어난 의무 역시 짊어가야 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여성 혐오를 담고 있는 표현들에 대해 감수성을 가지고 이러한 표현들의 사용을 줄이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의무를 다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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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회원 / 루빈카

#2
트랜스-크라이스트/진짜 더러운 커넥션
아마 2년전 신촌 퀴어퍼레이드부터였던 것 같다. 그때부터 성소수자에 대한 조직적이고, 권력이라는 형태를 갖춘 혐오가 몸으로 다가왔다. 한낮의 신촌 거리에 드러누운 기독교인들, 서울 광장에서 신들린 북춤과 발레 공연을 펼치던 기독교인들. “신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이 숨을 옥죄는 혐오는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LGBTI 인권포럼의 표제 패널인 ‘진짜 더러운 커넥션’에서는 이러한 조직적 혐오를 지휘하는 권력 실체에 대한 조사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졌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듯이, 그들은 정계-종교-경제적 인맥으로 이루어진 가지각색의 단체들을 통해 여러 종류의 기독교 진흥 정책(?)을 펼치고 있었는데, 역사 교과서, 안보정책, 다문화정책, HIV/AIDS 정책 등에 대한 유권행사를 통해서 결과적으로 쇠퇴하는 교회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고, 외국인, 이슬람, 성소수자-특히 동성애자-등에 대한 철저한 적대를 통해 교회 내부의 결속을 높이고자 한다.
교회가 동성애에 대해 혐오를 펼치는 것은, 결국 지금 한국의 교회가 마주한 분열과 약화를 마주하여 가시적인 ‘외부의 적’이면서, 누구든 쉽게 혐오할 수 있고, 그것이 ‘해결’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 동성애와 이슬람인데, 그 중 이슬람은 마치 가시화되기 이전의 성소수자 커뮤니티처럼, 그것이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감각이 희박하기 때문에 ‘동성애’가 교회의 생존을 위한 먹잇감이 된 것이다.
트랜스-크라이스트는 이러한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기독교인 인사들이 얽혀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같은 인사가 여러 단체의 임원으로 자리하고 있는 점 등을 논증했는데(더러운 커넥션), 이러한 ‘복수직책’은 토론에서 지적되었듯 자극적이기는 하되, 특기할 만한 것은 아니다. (성소수자 인권운동 단체들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힘들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역시 토론에서 지적되었듯, 작금의 상황은 그들이 ‘혐오를 하기 위해 모인 것’ 보다는, ‘모였기에 혐오를 하는 것, 모이기에 혐오하는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그들의 ‘혐오 구성’에 맞서기 위해서는, 역시 ‘혐오표현에 대한 1:1 대응’으로는 부족하다.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가시적인 집단을 이루고, 집단의 유권을 행사하는 것이 그들의 혐오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즉 ‘혐오를 반박하는 것이 아닌 평등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현재 ‘성소수자 유권자’의 집단을 가시화하고자 “Rainbow Vote(제 20대 총선 레인보우 유권자 선언)”이 발의되어 있다. 총 1만명의 유권자 등록을 목표로, 3월 14일 현재 3,344명의 유권자가 ‘성소수자 유권자가 여기 존재함’을 선언했다.
참여하기 : http://rainbowvo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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