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이 일어남에 있어서는 '정의의 분노'가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얼마 전 친구사이 정모에 참석을 했을 때, 친구사이 어떤 부서에 담당하시는 분이
친구사이가 받은 부조리한 대우를 비판하고 농담식으로 욕을 통해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게시판의 사진첩을 보다가 퀴어퍼레이드 장면에서
기독교에 대한 분노 피켓으로 '개독교'나 '성폭행 저지른 목사 나왔냐' 하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저 역시 무지함에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그들에게 좋은 감정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공격'으로 느껴지고,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정의의 분노'가 쌓여갑니다.
하지만..
사회에 대해 '정의의 분노'만 가지고는 사회를 움직이는데에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심리적으로 사람은 '공격'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기방어'나, '반격'을 취한다고 합니다.
그 공격적인 메세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성찰하는 일은 극히 드물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공격받기 싫어서 취하는 수동적이고 임시방편이기에, 근본적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기 힘듭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공감' '공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 분노를 권리주장에만 쏟다 보면 오히려 상대방의 반감이나 더 큰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동성애 인권을 유린하는 대상에게 성 소수자의 권리를 어필하는 것에 많은 초점을 두기 보다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반인권적인 부분과, 성 소수자의 고충을 좀 더 많은사람들과 공감 공유하여
지지자를 점점 늘려나가는것이 사회를 움직이는 열쇠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친구사이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 그런 맥락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성애는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데 비난을 받게 되면 본인은 너무 큰 상처를 받겠지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성을 부정하며 자살하는 사람이 일반인 보다 높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지요'
등의 곤란에 처해있는 메세지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인권운동할 만한 사정이 있듯,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름 사정이라는게 있을 것입니다.
그 사정도 이해하면, 분노의 에너지를 좀 더 지혜롭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여유가 생기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지듯,
다방면의 사람들과 타협이나 설득으로 연결고리가 이어지게 되면,
인권운동에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단체가 어떤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보통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서 더 선한 방향으로 흘러가겠지요
친구사이에 대한 관심과 지지 그리고 솔직한 의견들 언제든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