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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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정회원 인터뷰 :: 아론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네 안녕하세요.
지금 나이가 몇살이죠?
- 스물아홉입니다.
아. 그럼 현재 거주하는 곳은 어디예요?
- 지금은 홍대 쪽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학생인가요?
- 일하고 있어요. 영업직.
아. 영업직이요.. 뭔지 잘모르겠다. 재밌어요?
- 아뇨. 재미없어요. 기술영업이라 좀 힘들어요. 기술영업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상품을 파는 건 일반 영업직과 같은데요. 상품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을 더 많이 알고 있어야해요. 공정이나 구조적인 부분이나. 지금 취급하는 제품이 일반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부품들이기 때문에.. 아직도 용어가 생소하고 그래요.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 처음엔 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그럼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 그냥 집에서 자요. 만화방 가기도 하고.. 혼자 노는 걸 되게 잘해요.
혼자서 논다는게 되게 다양한데?
- 혼자서… (한숨) 아. 혼자서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냥 걷는 것도 좋아하고. 한강 같은데서 달리기도 하고 그래요.
그게 재밌어요?
- 재밌다기보다는 그냥 익숙해서요. 그래서 처음에 친구사이 나오면서 제일 고민이었던 게. 여기는 술을 많이 마시잖아요. 내 라이프 스타일과는 좀 안맞는 부분이 있기도 하더라고요. 얼마전에 페이스 북 계정을 만들었는데.. 그럼 사진들이 뜨잖아요. 저는 주로 그걸 아침에 보는데, 밤새 여러장의 술자리 사진이 늘 올라와요. 아침마다 아. 나도 갈 걸 그랬나. 하기도 하죠.
그럼 나와서 같이 놀면 되잖아요.
- 그럴려고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최근에 태종대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어렸을 때 엄마가 저 섬에서는 라이터를 키면 안된다고 했어요. 키면 섬이 폭발한다구요. 생뚱맞긴하는데 그 땐 믿었던 것 같아요. 누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안하는 성격이었거든요. 이제 어른이 되고 다시 그 섬을 보니깐... 뭐랄까. 거기가서 라이타를 켜보고 싶은 느낌이었어요. 이젠 말도 안되는 이유로 하지 말라는 것은.. 다 해보고 싶어요.
음. 친구사이는 어떻게 나온거예요?
- 아는 언니들(생활밀착형 비혼여성 코러스)에서 활동 중인 친구 '이난'이 작년에 지보이스라는 게이코러스가 있는데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었어요. 그때 한번 가볼까 했는데 그 때는 지보이스가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못갔어요. 그러다 미뤄서 올해부터 참여하게 된거죠.
아. 그럼 소모임인 지보이스에 먼저 나오고, 그 뒤에 자연스럽게 친구사이 정회원이 되신 거군요. 어때요. 재밌어요?
- 재밌는 것도 재밌는 거지만. 좀 안정적이 된 것 같아요. 일단 여기 다 이쪽(게이들) 사람들이잖아요. 그냥 많이 보고 같이 있고 그런게 편하죠. 보면 다들 평범하게 사는 거예요. 이것 때문에 힘들게 사는 것 같지도 않고. 그런 걸 보는게 좀 저를 안정시키는 게 있더라고요. 제가 그전에는 스스로 게이이면서도 게이들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주변에 게이들이 없었는데 막상 만나니까 별 거 아니구나 싶으면서 저도 마음이 놓이고. 전에는 여성스럽다거나 그런 놀림을 받으면 되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졌거든요. 근데 여기 나오면서는 그냥 그러든가 말든가..해요.
지금은 좀 그런 부분이 자기긍정이랑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거예요?
- 네. 그렇죠. 예전엔 회사에서 메모장 같은데 할 일을 적어서 붙여놓잖아요. 그걸 보고 글씨가 여자 글씨 같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 또 그걸 확 떼서 궁서체로 다시 적어놓고 그랬는데. 이젠 안그래요. 제 글씨체, 장점이라고 느껴요. 이젠.
전에는 그럼 게이들은 어디서 만났어요.
- 원래는 학교 모임에 나갔었어요. 어쩌다보니 고시 준비를 하게 됐는데 자연스럽게 못만나게 됐어요. 그리고 군대 전역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게이 레즈비언 프로듀서 준비 스터디 모임’에서 구성원을 모집한다고 공지가 딱 올라와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스터디 모임에서도 활동하고요. 근데 지금은 제가 취업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에서 빠지게 됐죠.
그렇군요. 연애는 좀 해봤어요?
- 네 뭐. 그냥 연애하고 헤어지고, 연애하고 헤어지고.. 그랬는데 길다고 느끼는 연애는 못해봤어요.
긴 연애의 기준이 뭔데요?
- 그래도 100일은 넘겨야 되지 않나..
요즘 만나는 사람은 없어요? 어제 토요일이었는데 뭐했어요?
- 사실 지금 몇 번 만난 친구가 있거든요. 어제 데이트 했어요. 근데 잘 될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연애 힘들어요.
아. 이런 얘기 써도 돼요?
- 아. 아뇨. 빼주세요.
네...어렵죠. 연애. 아무튼 잘 맞는 사람 만나면 좋겠네요. 어떤 사람을 좋아해요?
- 저는 좀 듬직한 사람이 좋아요.
본인도 좀 듬직한 것 같은데.
- 저..음. 저보다 조금만 더. 좀 더.
연애 하게 되면, 연인과 함께 하고 싶은 게 있나요?
- 그냥 놀러다니고 싶어요. 놀이공원도 가고, 캠핑도 가고. 서핑도 재밌더라고요. 잘하진 못하는데. 그런거 하고 싶어요. 그런거 하자고 했을 때 흔쾌히 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커피 마시고, 영화보고 그런 건 혼자서도 잘하니까. 좀 평소에 잘 안하는 거 해보고 싶어요.
빨간 수영복입은 피규어는 몇년전에 일본으로 가족여행가서 산 거에요. 근육질 좋아하는데 이 피규어를 보자마자 사고싶었어요. 아. 밑에 깔린 건 최근 산 아이패드 미니. 지금 이걸로 DNA라는 게이잡지를 구독해서 보고 있어요. 세상 참 좋아졌죠? 암튼 잡지 끝에 호주군인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있더라고요. 신기하죠? 게이잡지에 모병광고라니.. 아직 군대내 대다수인 이성애자들의 인권조차 최악인 우리나라에 비하면요.
이야기 나누면서 느낀건데 무게감이 좀 있다고 해야하나. 좀 그런게 있는데 엄청 신중한 타입인 것 같아요. 어때요?
- 아. 그런 건 아니고. 근데 벽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지금 만나는 친구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냥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가. 그런게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지금은 좀 내려놓으려고 해요.
친구사이 나와서는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데 어려움 같은 건 없어요?
- 여러 사람들이 모이니까 아무래도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되잖아요. 그게 자연스럽고. 그런데 원래 만들어져있는 관계들이 있으니까 같이 어울리기가 쉽진 않더라고요. 그런 점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아. 근데요. 나중에 가만히 보니까 저보다 더 나중에 들어온 친구들을 보면 또 금방 친해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내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다거나 그런 것에 원래 익숙하진 않은가봐요?
- 네. 사실 제가 여기 처음 나오면서 목표가 친구들을 좀 만들어보자는 거였거든요. 마음 놓고 지내다보면 언젠가 가까워지고 친구도 생기고 그러겠죠. 누가 저더러 지보이스 한 3개월만 활동하다보면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애인도 사귀고 그럴거라그랬는데, 제가 지금 지보이스 활동이 벌써 6개월이 된 거예요.(웃음) 아. 그런데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아요.
그렇구나. 화제를 좀 바꿔볼게요. 집에는 혹시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상황이에요?
- 네. 사실 누나가 있는데, 레즈비언이에요. 누나가 먼저 어머니한테 커밍아웃을 하고, 저도 군대 다녀와서 일자리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러던 과정에서 말씀드리게 된 것 같아요.
헉. 남매가 시간차로 커밍아웃을?
- 그런데 어머니 반응은 덤덤한 편이었어요. 누나가 먼저 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그래도 제가 아들이고 그래서 그런지 좀 더 마음을 잘 못 놓으시는 게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지보이스 정기공연에 누나랑 어머니 초대하면 좋겠네요. 음. 올해 지보이스 정기공연 함께 하게 됐는데 준비하면서 어려운 건 없어요?
- 그냥 기대돼요. 저는 처음에 여기 왔을 때 여기가 인권단체 이런 데인지 몰랐어요. 근데 막상 나와보니까 여기가 정기공연 뿐만아니라 다른 곳에도 공연을 많이 하고 그러더라고요. 처음엔 되게 당황했어요. 아이다호 행사 때 참여했는데 아는 사람을 만난 거예요. 그래서 너무 당황스럽고. 그때는 당황해서 그냥 멀뚱멀뚱 서있었어요. 아직은 좀 그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음. 드러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 오래된 다른 단원들에게도 어떤 마음으로 하는 지 그런 걸 좀 묻고 싶은게 있어요.
노래하는 걸 원래 좋아했어요?
- 네.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그런걸 좋아했어요. 엄마가 그러는 데 저는 밖에 나가면 노래하고 춤추고 그랬대요. 잘하는 건 아니고요. 그래서 걱정도 되고.
근데 뭐 여기 잘하는 사람 없잖아요.
- 그래서 위안을 얻어요(웃음)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나 아니면 친구사이라는 단체에게나 뭐 바라는 그런 점 있어요?
- 저는 제일 급한게 사람 인 것 같아요. 친해지고 싶어요. 그리고 점점 어떤 역할에도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처음에 인권단체라고 하니까 부담이 너무 되고 그랬는데 지금은 저도 여기서 제 역할을 찾고 싶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냥 너무 재미있어요. 이쪽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재밌어요. 종로 길거리에 보면 다들 잘생기고 멋있는 거예요. 예전엔 종로에서 제가 술 마시고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 못했거든요.
그래요. 기대 많이 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앞으로 또 어떤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아. 이런 중요한 걸 안물어 봤네. 닉네임이 뭐예요?
- 아.(웃음) 저 집순이 ‘아론이’요.
인터뷰 및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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