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 게이컬쳐스쿨 3기 : 게이봉박두3 준비완료
지난 3월부터 진행된 ‘제3기, 전화기로 만든 나의 첫 영화’ 게이컬쳐스쿨의 13회차에 걸친 강좌가 끝났다. 이제 이곳에서 나온 영화는 ‘게이봉박두3’라는 이름을 달고 관객에게 선보여질 것이다. 그럼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다사다난했던 제작과정을 알아보고, 올해는 어떤 영화가 나왔는지 맛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2012년부터 진행되어 올해로 3회를 맞은 단편영화제작워크숍인 게이컬쳐스쿨 ‘전화기로 만든 나의 첫 영화’. 이번연도는 시작과 동시에 바로 단편영화 제작에 들어갔던 지난 1, 2회와는 다르게 기초반과 심화반을 나누어 진행했다. 4차시로 진행된 기초반에서는 8명의 수강생들이 스마트폰만을 이용해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보며 스마트무비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또한 마지막 시간에는 4차시동안 만든 자신만의 다큐멘터리를 친구사이 사정전에서 작은 상영회를 열어 상영하기도 하였다. 이때 만들어진 8편의 영화 중 한호승 감독의 <아! 달콤해>, 이승준 감독의 <나의 집>은 ‘제14회 한국퀴어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하였다.
영화제에 상영되지 못한 작품 중에도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기초반 작품은 처음부터 공개를 목적으로 제작되어지지 않아 출품자체를 하지 못한 사례도 있어 크게 안타까웠다. 비공개 다큐제작은 좀 더 진솔한 이야기를 영상에 담기위한 하나의 장치였기 때문이다. 대신 친구사이 회원을 대상으로 작은 상영회를 연다면 또 공개할 수도 있다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사무국과 상의하여 ‘스마트폰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직접 기획해도 좋을 듯하다.
10차시로 기획된 심화반은 기초반 8명의 수강생 중 7명이 참여하여 현재 마지막차시 공개상영회만을 남겨두고 모두 마무리를 지었다. 아이템 기획부터 시나리오, 콘티 작성, 촬영 편집 등을 끝내고, 지난 7월 15일 내부상영회를 통해 중간리뷰까지 다 끝마치고 공개 상영회를 위해 마무리 편집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까지와 다르게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DSLR, 비디오 카메라 등 자신이 원하는 장비로 영화를 제작하였는데, 매년 게이봉박두를 관람하시는 분이면 상영회 때 그 차이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 큰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는데 매년 내부상영회때 참석해주셔서 조언해주시다가 올해 처음으로 워크숍 과정에 멘토로 합류하신 소준문 감독님과, 3년 연속 멘토로 도와주고 있으신 이혁상 감독님, 멘토단장 김조광수 감독님이다. 이분들의 지도아래 영화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다. 또한 손태겸 감독님도 내부상영회때 오셔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이 글을 빌어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위처럼 많은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어서인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외부 상영 소식이 많았는데 하나씩 전한다면. 2기 김치업 감독의 <빌리>는 '2014 제29회 토리노GLBT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게이봉박두 최초로 해외에서 상영되었다. '2014 서울LGBT영화제'에는 총 4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변천 감독의 <T.N.T>, 머플리 감독의 <키스 권하는 사회>, 김치업 감독의 <빌리>, 김현 감독의 <새끼손가락> 등이다. 또 '제14회 한국퀴어영화제'에서는 위에 언급된 기초반 작품인 <나의 집>, <아! 달콤해> 뿐만 아니라, 변천 감독의 <시크릿>, 이승화 감독의 <내 마음 속 도청장치> 등이 상영되었다. 위 상영소식은 1기, 2기생의 작품과 3기 기초반의 작품인데, 올해 만들어지는 3기 심화반 학생들의 작품도 선전이 기대된다.
▲한호승 감독 <아! 개운해>의 한 장면
올해 상영될 7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먼저 한호승 감독 <아! 개운해>는 친한 게이동생에게 집착하는 주인공을 그려냈는데,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동생이 마사지를 불러 같이 놀자는 제의를 하게 되고, 주인공은 갈등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랑으로 포장된 집착이라는 그것을 담담하게 잘 표현하였다. 특히 이 영화에는 게이봉박두 영화인 <그대 잠든 사이>, <새끼손가락>에도 출연했던 권기하님과, <내 마음 속 도청장치>에서 아버지로 출연하셨던 이성준님이 또 한번 출연해주셔서 반가운 얼굴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승준 감독 <Can I Stay>의 한 장면
늦은 밤 자신의 집에 찾아온 한 소년을 두고 욕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절제된 영상미로 그려낸 이승준 감독의 <Can I Stay>.
▲박상언 감독 <여름밤>의 한 장면
박상언 감독의 <여름밤>은 게이업소가 즐비한 거리의 골목 안 술집 테라스에서 한 중년여성과 20대 중반의 남자아이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관계를 궁금하게 만든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들의 관계가 서서히 들어나게 된다.
▲나건녕 감독 <끝말잇기>의 한 장면
나건녕 감독의 <끝말잇기>는 막차만 남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끝말잇기를 하는 연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기분이 좋지 않은 애인을 달래가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애틋해 보인다. 그 둘의 끝말잇기는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
▲공도연 감독 <GREEN LIGHT>의 한 장면
연인사이 세훈과 백현은 데이트를 즐긴다. 그러던 중 백현이 성적교감을 원하는데 거듭되는 요구에 세훈은 마지못해 100일날 하기로 약속한다. 어린 학생들의 연애사를 그린 공도연 감독의 <GREEN LIGHT>는 젊은 감독의 재치있는 이야기 구성이 돋보이는데, 다소 황당한 결말이 실소를 자아낸다.
▲강우 감독 <아도니스 꽃도령 점술방>의 한 장면
동네에 뜬금없이 점집이 생긴다. 이름하야 "아도니스 꽃도령 점술방".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입소문이 퍼지고 승승장구 한다. 자존심 쎈 우아댁 영순은 콧방귀를 뀌며 소문을 무시하지만 결국 점술방을 찾아가게 되는데... 강우 감독의 <아도니스 꽃도령 점술방> 속 아도니스가 추구하는 행복의 점괘를 들어보자.
▲김게이 감독 <터키하늘>의 한 장면
김게이 감독의 <터키하늘>은 2년 만에 허름한 맥주집에서 만난 두 남자의 대화를 엿보듯 담아냈다. 위장연애 하던 여자와 결혼한 상민은 아내가 임신을 했다며 딱 맥주 한 잔만 하고 일어나겠다고 한다.
이처럼 올해도 다양한 영화가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다. 다만 게이봉박두는 보고싶을 때 언제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니 상영회 소식 놓치지 마시길. 올해 게이봉박두3 상영은 9월초에 예정되어 있다.
게이봉박두 영화강사 /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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