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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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소식지팀의 못 다한 이야기 - MT에서 생긴 일
"자. 모두 모이세요~"
무더운 7월 어느 날, 시끌벅적하게 한 사람 두 사람 흑석동의 한 옥탑방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손엔 먹을 것들을 잔뜩 들고 총총총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그 와중에 옥탑방의 주인인 터울, 석이 커플은 이미 손님을 위한 만찬 준비를 끝내 놓았다. 개말라인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몸무게를 지닌 이들의 품위 유지 비결은 바로 냉장고와 부엌에서 나오는 듯하다. 그렇게 어느덧 크리스, 샌더, 황이, 규환(이상 친구사이 소식지팀) 그리고 상언니, 고수미, 잡채리나(특별 게스트)총 9명의 게이가 뜨거운 여름밤을 후끈하게 보내기 위해 한 방에 모였다. 왜냐? 바로 친구사이의 공식 소통창구인 소식지팀의 7월 회의 겸 MT를 위해서다.

<석, 터울 셰프가 준비한 오늘의 만찬. 시집가도 되겠다~>
‘단언컨대 마감의 힘은 대단합니다.’
소식지 마감일인 매달 20일쯤이 되면 팀원들은 바빠진다. 팀장인 크리스 형의 마감 독촉 카톡이 그룹채팅방의 알림을 띄운다. ‘이쁜이들, 글 오늘까지 꼭 올려주세요~’ 이상하게 말풍선 옆의 숫자는 줄어들지만 섣불리 대답하는 이는 없다. 사실 나만해도 한 달의 20일은 소식지에 대해서 잊고 산다. 그러다 10일, 아니 하루 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셈이다. 아마 모든 일엔 일종의 순서가 있는 것 같다. (나만 그런 거 아니죠?) 마감이 있는 글쓰기만이 어찌됐든 그럴싸한 결과물을 내놓게 된다. 마감은 글쓰기의 어머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하고, 다양한 성격과 배경을 가진 팀원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매달 소식지는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크리스 팀장의 브이 V>
회원들이 느끼는 친구사이 소식지는?
“게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문을 읽는 느낌이에요.”
“혹시 한사람이 여러 주제로 글을 쓴 걸까?”
“친구사이 소식지는 ‘마감뉴스’다.”
이래뵈도 친구사이 소식지엔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유구한 역사가 함께했다. 94년도부터 2001년도까지만 해도 소식지 사업은 주요 사업 중 하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온라인이 없었던 1994년만 하더라도 소식지는 커뮤니티와 게이들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당시 필진만 보더라도 유력한 멤버들이 소식지 발행에 관여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전이된 2001년 이후 오프라인 소식지 발행은 안타깝게도 맥이 끊기게 됐다.
그 후 10여년이 지난 2010년 들어서야 소식지가 웹진의 형태로 재편되어 발행되었고, 몇몇 팀원의 끈기와 희생으로 근근이 발행을 잇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2014년! 혜성처럼 등장한 크리스 팀장 체제 등장 후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 현재의 팀원들로 재편하면서 기존의 느슨했던 팀 체제가 좀 더 견고해졌다. 크리스 형의 리더십 아래에 커버스토리, 기획, 회원기고 등 조금 더 ‘소식지스러운’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올해 친구사이 20주년 특집으로 기획된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꼭지는 커뮤니티 내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자연스럽게 팀원들이 쓰는 칼럼(사람 사이의 터울, 주관적 게이용어 사전)이나 공식 웹툰(그들도 눈물겹게 이별한다)의 연재가 자리를 잡고 독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그리고 지난 달, 친구사이 소식지 20주년 기념 특별판 <스무 살, 성인식>을 발행한 것은 내외적으로 상징적인 성과이기도 했다. 퀴어퍼레이드 기간 중에 한정판으로 판매해 지정수량을 완판 했다나 뭐라나.
<왼쪽부터 상언니, 잡채리나, 그리고 샌더>
독자로서 올 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글은 무엇인가요?
“6월에 올라온 <사진으로 보는 2014 퀴어문화축제>가 기억에 남아요. 제가 기획단에 참여해서 그런 것도 있고 집필자가 사진정리를 잘해서 그날하루에 대한 여운이 많이 느껴지고, 또 일단 보기 편하고 재미있어요.” (잡채리나)
“지난 달 친구사이 20주년 퀴어퍼레이드 관련글이요. 게이사를 짤막하게 훔쳐본 느낌이에요.” (고수미)
“올해는 특히 커버스토리가 기억에 남네요. 다양한 주제로 퀴어답게 풀어보려는 노력과 함께 기존과는 다른 새로움이 엿보였습니다.” (상언니)
친구사이 소식지, 과연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과연 다 잡을 수 있을까
어느덧 차려진 상은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자, 이제 배도 든든하게 채웠겠다, 맥주와 수박을 곁들이며 본격적으로 올 상반기 소식지 평가에 들어갈 차례다. 올해 소식지팀이 다룬 커버스토리 주제는 '퀴어', '꿈', '힐링', '여행' 등 다양했다. 우리는 보편적인 감성을 전달하려 했지만 ‘퀴어하지 않은 주제라 다른 웹진이랑 다른 느낌을 못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 퀴어한 주제를 다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드는 지점이다. 그런 와중에 보편적인 회원들의 소식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커뮤니티가 성장하듯, 그 안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우리들의 방식에도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퀴어스러운'이라는 말에 모호함에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가장 자연스러운 게 '퀴어'하다고 느껴지길 바라본다.
그런 의미에서 석이가 쓰는 <주관적 게이 용어 사전>이 게이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일단 주제 자체가 재밌으니까, 그이가 반도의 흔한 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날카롭게 푼 덕에, SNS 게이스북 상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독자 입장에서 '글이 너무 어렵다' 라던가 '느낌이 비슷하다'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자리에서 분명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텍스트와 이미지가 부유하는 시대에서 회원들과 능숙하게 소통하는 일이란 끊임없는 물음 속에 나올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재미와 유익한 정보를 모두 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과 실천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수박을 먹으며 열심히 토론에 임하는 아름다운 모습>
친구사이 소식지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필진들의 개개인의 특징이 잘 안 느껴져요. 누군가 한명이서 쓰는 듯한 왠지 모를 건조한 느낌이 있어요. 너무 어려워요. 조금은 쉽고 특색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학술적인 콘셉트로 완전 학술지처럼 가보아요!”
“친구사이를 대표하는 소식지를 뛰어 넘어 게이들과 더 나아가 모든 성소수자를 아우를 수 있는 퀴어들의 소식지로 거듭나길 바라보아요.”
쑥스럽지만 그 자리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덧글'이었다. '왜 댓글이 안 달리는거야?' 마치 어린 꼬마아이들을 다루듯이, 우리에겐 관심히 필요했던 것이다.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관심이라 했던가. 조회수는 100, 500 계속 올라가지만 댓글은 '0', 물론 조금 더 재미있고, '정회원 인터뷰' 같은 꼭지엔 덧글이 잘 달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이면 모든 글에 많은 피드백을 얻고싶다. 달든 쓰든 중요치 않다. 친구사이 소식지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혹 어디선가 우리의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충고, 격려, 아이디어, 참여, 기고 등 가리지 않고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7942newsletter@gmail.com) 소식지는 소통이 전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독자들의 관심속에서 20살을 넘어, 더욱 더 성숙해질 친구사이 소식지를 기대하시라. 그리고 우리들의 MT는 별 일 없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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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