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궁금하셨죠?
일단 제가 기억나는 내용들 적을텐데요...
제 기억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고 각자 곡에 얽힌 다른 사연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댓글로 다양한 에피소드들 있으면 많이 보태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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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벽장문을 열어
- 2003년 11월 26일 작곡된 지보이스의 첫번째 자작곡입니다.
게이코러스의 첫 모임이 만들어지자 마자 주제가 혹은 자작곡이 있었음 하는 생각에 당시 코러스 모임을 만들면서 '춤샘'이라는 그간의 닉네임을 버리고 '코러스걸' 이라는 닉네임으로 갈아탔던 제가 급히 가사를 만들었고, 첫반주자였던 '몸'님이 흔쾌히 곡을 붙여주신 노래입니다.
내용은 알다시피 커밍아웃에 대한 것이고요, 친구사이의 친구 형동생언니들과 함께 벽장문을 열고 나와보자는... 다분히 건전가요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이후 친구사이 송년회 및 수없이 불리워졌고, 게이커뮤니티 안팎에서도 제법 많이 알려진 노래가 되었습니다.
(2003년 지보이스 첫 무대에 이 노래를 메인으로 하자고 밀었다가... 홍석천 하리수씨한테 거절당하고 '고웨스트'를 부를 수 밖에 없었더랬죠.)
2. 피스맨
- 2007년 1월 29가람이 작사. 당시 이런 말을 게시판에 남겼지요.
"뒷풀이에서 자작곡 얘기가 나오길래 지하철 타고 집에 오는 길, 연습삼아서 유치뽕짝 가사 초고를 한번 만들어 보았답니다. 맘 같아선 '안돼 안돼 이꾸이꾸이꾸요' 같은 '이꾸송'을 만들고 싶으나 천박하다는 구박을 받은지라 포기합미다.
어쨌건, 음하하 오가람의 첫 번째 작사 작품. 제목은 '피스맨'입니다. 음 어떤가요? 별로면 딴 가사 초고 또 만들어 볼게요. ㅋ"
당시 댓글을 찾아보면 '귀여운 게이소년의 희망을 담은 노래다. 게이 스테레오타입을 강화시키는 노래다. 어린시절 오줌싸던 가람이 piss man 첫자를 틀려서 만든 노래다.'는 등 뒷말도 참으로 많았죠. 이 가사에 누가 작곡을 할수 있을까... 노르마님과 제가 간을 보던 중... 제가 감히 도전해서 만들어본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작곡한 곡입니다.
2007년 여름 특별공연에서 처음 무대에 올렸을 때 관객들이 키득거리며 많이들 좋아했었죠.
3. 교정의 추억
- 2007년 3월 초 뮤직캠프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학창시절 합창시간에 설레던 마음에 빗대어 갈라언니가 게시판에 남긴 글을 보고... 아무개 단원이 이걸 노래로 만들면 좋겠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에 평소 갈라언니의 학창시절 이야기(합창시간을 좋아했다던 이야기, 갈라언니가 참 좋아했으나 해임당한 전교조 선생님 이야기 등)에 대해 자주 들었던 제가 내용을 보강해서 가사로 만들었고요... 곧 노르마님이 곡을 붙여서 서정적인 가곡풍의 걸작이 만들어졌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노래에 감정이입하는 단원들이 많았습니다.
4. 게이데이
- 2008년 2월 가람이 게시판에 올린 본인의 정체성 혼란에 대한 자전적 가사 (20대 청년백수이자 흡연가이자 게이와 부치 사이에서...ㅋ)를 보고 노르마님이 곡을 만든 정통 합창곡입니다.
노르마님은 후에 이 곡에 다른 가사를 붙여 어린이 뮤지컬 무대에 올려 갈채를 받기도 했다지요.^^
영화 종로의 기적에 보면, 2008년 정기공연때 이 노래의 복잡한 가사를 외우면서 가람에게 욕을 퍼붓는 스파게티나 단원의 에피소드가 등장해서 많은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올해 공연의 8부편성과 함께 이래저래 많은 추억이 있는 노래가 되겠습니다.ㅎ
5. 코러스보이
- 2008년 2월 게이데이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지금 지보이스 다큐 위크엔즈를 만들고 있는 이동하 감독이 작사했고 거기에 제가 곡을 붙인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제목 때문에 제 이야기가 아닌가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아니고요...
당시 가@과 사귀던 동하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닐까 추측해보지만 이것도 아닌거 같고요, 아무도 모르는 동하의 비밀스런 스캐들이 있다고 추측할 수 밖에 없겠네요. ㅎ
노래 제목은 원래 없었어요. 근데 코러스모임 단원의 이야기다 보니 '코러스보이'로 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동하가 해서 그냥 코러스보이로 굳혀져 버렸네요.
참고로 첫 공연때 이노래는 지금과 다른 편곡이었고요, 동하와 가@이 듀엣으로 앞부분을 불러서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어요. ㅎ
6. 종로의기적
- 2007년 8월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사실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이 곡의 시발점은 '자고픈 남자는 많은데 손잡고 싶은 사람은 @@뿐' 이라는... 누군가의 고백에서 시작되었어요.(아는 사람일수 있으니 누군지 밝히지는 않겠어요.ㅋㅋㅋ)
평소 게이들의 발랄한 사랑이야기를 노랫말로 만들고 싶었던 제가 그 이야기를 모티브로 끼범벅고참게이와 순진한 꽃띠의 사랑이야기를 가사로 만들어서... 당시 반주자였던 ㅂ모씨에게 던졌지요.(사심이 있어서 그랬다는 소문도 무성했으나... 노코멘트) 암튼 그는 곡을 붙여준다 말만 던져놓고 차일피일 노래를 만들어주지 않았고... 기다리다 지친 제가 그냥 홧김에 만들어버린 노래입니다.
결국 코믹한 가사 덕분에 이 노래는 지보이스를 널리 알린 노래가 되었죠. 후에 이혁상감독의 영화 '종로의기적' 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가사는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 '두결한장'에도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노래의 랩은 원래 '가브리엘' 전 단원이 만들어서 본인이 불렀었고요, 현재 개인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해서 '디오'가 전수해서 주로 맡고 있습니다요.
7. UP
- "열받게 하면 삔 꽂는다!' 그리고 "언니들과 함께." "엉덩이를 흔들어" 등의 친구사이 단골 구호들을 모티브 삼아 2009년 7월 제가 만든 응원가 풍의 노래입니다.
사실 연대의 장소에 초청받았을 때나 퀴어퍼레이드 같은 곳에서 신나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쉽기도 했었고요.
(2009년이 스톤월 항쟁이 일어난지 40주년되던 해라 기념하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혹시 스톤월 항쟁을 모르시는 분들은 얼른 검색해서 찾아보시길...)
참고로 삔은 머리에 꽂는다는 뜻이 아니고, 예전에 교복입고 다니던 여고생 일진들이 싸우러 나가기 전에 치마에 삔을 꽂았다는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정기공연때 처음 올렸을 때는 관객들에게 삔을 나눠주고 이 노래를 부를 때 다 꽂고 박수치며 같이 놀기도 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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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길어지네요...
비오는 밤 잠이 안와서 적어봤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나머지 노래들도 올려볼게요...
아니면 샌더님(쉽지않아)이나 정남(낙원동블루스), 재경(세상아 너의죄를), 가람(북아현동가는길), 길녀의추억(라이카) 등
본인이 참여한 노래 이야기를 써주셔도 좋을거 같고요...ㅎ
일하다 지겨워서 들어와봤는데 ^^;;
이런 거 정말 좋으니 앞으로도 마구마구 올려들 주시길.
(근데 '이꾸송'이라니, 가람씨~! ㅋㅋㅋㅋㅋㅋ)
노래마다 비화(?)를 아시게 되면
단원 여러분도 느낌이 달리지실 것같아요.
지보이스만의 장기인 자작곡!
앞으로도 많이 기대할게요~ ^ㅁ^b
(코러스걸님, 미모 상하니 얼른 주무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