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조광수·김승환의 <당연한 결혼식>을 적극 지지하고 축하하며,
이로써 성소수자들이 삶의 욕망을 기획·실천하는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
2013년 9월 7일 늦은 6시 청계천 광통교에서 ‘당연한 결혼식’이 열립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에서 남성 동성애자 두 사람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함께 한다는 맹세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는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서 비롯된 지극히 자연스러운 욕망을 실현하는 의식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논쟁적이고, 누군가에게는 낯선, 또는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동성 결합이라는 사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알리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결국 2013년 9월 7일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약의 날로 기억되리라 봅니다. 이 날은 '당연한 결혼식'을 통하여 대한 민국이 소수자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동성애자가 겪고 있는 차별과 배제에 다시금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날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동성 결합을 위한 의식들은 과거에도 존재했습니다. 더불어 기존의 혈연 중심의 가족 형태를 벗어나 같은 가치와 생활 양식을 공유하는 공동체 집단 형태의 실천도 존재해왔습니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살아가는 동거 커플, 비혼/공동체 등 다양한 실천이 있으며, 퀴어 타운 형성을 꿈꾸는 성소수자들의 움직임도 다양하게 진행 중입니다. 한국 게이 인권 운동 단체 친구 사이라는 게이 공동체이자 인권 단체를 통해 만난 김조광수·김승환 커플 역시 서로의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고 미래를 함께 하는 성소수자로서의 삶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한국 게이 인권 운동 단체 친구 사이는 이들의 멋진 기획을 진심으로 지지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존재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한 개인이 성소수자임을 고백하는 존재의 인정 단계를 뛰어넘어 이제는 성소수자로서 두 사람의 삶의 기획이 제도적으로 가능하게끔 변화를 불러와야 한다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봐야 할 것입니다.
성소수자의 삶의 욕망은 앞으로 더욱 드러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한국 사회의 어느 공간에서도 가능해야 합니다. 성소수자임을 자각하고 정체화한 사람 누구라도 자신의 이러한 욕망을 표현하고 구현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 안에서 시작하여, 학교와 학원의 교육 현장, 노동자들의 직장, 일터라는 공간 등 어느 공간에서나 성소수자는 삶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은 그러한 삶의 욕망의 중요한 기획을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온 ‘당연한 결혼식’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성소수자가 실천하고자 하는 삶의 욕망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행동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힘은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이 이후 진행하고자 하는 동성 결합 관련 소송 준비 과정과 성소수자 인권 센터 설립 과정에서 다방면의 의견 교환과 진지한 논의 과정으로 수렴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결혼식을 통해 모이는 수 많은 지지자의 뜻이 무엇인지를 더욱 더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2013년 9월 6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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