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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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가 사는 나라에서 왔어 #2 - 친구사이 연인사이

윤 기 성

게이 커뮤니티에서는 단체의 목적이 어떻든 간에 연애를 빼놓고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이들은 대부분 일정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제한적으로 연애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커뮤니티에 깊게 빠지면 빠질수록 연애 상대를 밖에서 찾는 건 힘들어집니다. 마치 두 집 살림을 해야하는 어려움같달까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티 내부에서 연애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연애의 시작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은 어느 커플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아는 이 사실, 외면하고 싶지만 언젠가 직면해야 하는 이 사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연애를 망설이게 됩니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할까봐. 커뮤티니와 애인이라는 손 안에 있던 두 마리 토끼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망연자실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까봐 말이죠.
친구사이에서도 많은 커플이 생겼다 사라집니다. 첫 발을 내딛은 친구사이에서의 새로운 만남과 기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설레는 날들. 고백하기도 하고 고백받기도 하고 차이기도 하고 차기도 하고. 그렇게 몇번의 엇갈린 만남 끝에 이어진 인연. 많은 망설임과 고민 끝에 결정한만큼 그 행복이 참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 벅찬 행복은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의 마음. 주변에서는 조심스럽게 알려오는 연애소식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닙니다. 헤어지게 되면 또 한명은 사라지게 될테니까요. 이번에는 둘 중 누가 나가게 될까.
커뮤니티에서 연인을 만나는 것은 양날의 검과도 같습니다. 좋은 점이 무수히 많지만 헤어짐을 결정하는 순간 그것들은 모두 견고한 감옥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헤어진 후 첫 모임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웃으면서 안녕이라고 해야하나, 약간 힘없는 표정을 지어야하나,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고민하기도 합니다.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한동안 뒤풀이 자리를 피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모임에 나와 그를 보면서 아직 남은 미련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장 힘든 순간은 아마 나의 전애인의 새애인을 맞닥뜨리는 순간이겠지요. 나는 아직 정리가 안됐는데, 아직 미련도 못버렸는데 그는 벌써 새애인이 생기다니. 서운함, 배신감, 아쉬움, 수치심 따위의 감정에 짓눌려 밤잠을 설칩니다. 물론 나의 새애인의 전애인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도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내심 이전 애인과 나를 비교하기도 하고 주변으로부터 들은 내 애인의 옛연애와 지금 나와의 연애를 비교하며 묘한 질투심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전애인의 새애인, 새애인의 전전애인, 전전애인의 전애인의 새애인, 새애인의 전애인의 전애인. 이렇게 복잡한 타이틀에 기가 차시겠지만 아직은 이릅니다. 이 지칭들이 모두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셔야 되거든요.
우리는 게이입니다. 우리가 불행하든 행복하든 변하지 않는 사실은 우리는 게이라는 사실입니다. 게이. 게이. 게이. 게이 인권을 위해 운동을 하든, 아니면 개인적으로 커밍아웃을 하든, 일반으로 나를 속이면서 살든 어쨋든 우리는 게이입니다. 그것은 게이가 아닌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많은 혐오와 차별을 받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고난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사랑을 인정받고 싶고 지키고 싶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또 그렇게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연애에 뛰어드는 것이겠지요.
사랑은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선택을 후회하고 자책하고 미련을 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의 사랑과 게이들의 사랑을 기대하는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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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재밌는 글이네요. 추천 꾹!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