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새삼스레 미안해진다.
그의 커밍아웃 당시 난 그를 욕했었다.
머리에 뇌가 아닌 똥이 든 인간들처럼 생각 없이 그 정도 외모를 가지고 왜 나서냐하는 기타 등등 이런 식으로 욕을 한 게 아니라
어차피 커밍아웃을 한 거라면 방송에서 질질 짜지 말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길 바라서였다.
힐링캠프에 그가 나온다는 예고편을 보고 잘 보지도 않는 그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챙겨 보았다. 그도 여리고 약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었고 그의 용기에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힘껏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한 때 그에게 욕 아닌 욕을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정말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홍석천. 그의 삶을 누가 욕을 할 수 있을까싶다. 얼굴도 잘생기지 않았는데 방송에 나와서 가볍게 말하고 성소수자들을 대표하는 듯이 말하지 말라고 그 누가 똥내 나는 주둥이에서 함부로 지껄일 수 있을까 오히려 난 그런 인간들을 욕해주고 싶다.
당신들은 뒤에서 쉬쉬하면서 할 짓 안 할 짓 다하면서 열심히 사는 그 누구에게 누구들에게 함부로 지껄이고 있는 거냐고!
저런 인간들과 대조적으로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서 애써주시고 있는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를 비롯한 여러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들에게 그들을 지지하는 분들에게 두 말 할 것도 없이 응원의 두 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주고 싶다.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커밍아웃 후 용기를 내서 지금까지 살아왔을지 그가 커밍아웃을 했을 당시 나이대가 된 지금의 난 너무나도 잘 공감한다.
힐링캠프 엠씨중 한 명과 대화하는 도중 자신은 신에게도 버림받은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을 하면서 울먹거렸을 때 그 때 나도 모르게 왼손을 들어 내가 믿는 신께 기도했다 그를 축복해 주세요. 위로해주세요하고 말이다.
그 누구도 홍석천을 욕할 자격 따윈 없다. 죽고 싶었을 시기를 지나 지금도 힘들다고 솔직히 고백하면서 자신의 삶과 다른 이들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주려는 그가 왜 욕을 먹어야 하는 가?! 욕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거울보고 자신에게 하라! 그럼 다시는 남의 삶에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다시 한 번 그에게 미안하다. 철부지 어릴 적 그를 욕을 했을 때 그 정도밖에 생각을 못 했던 나이였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서 그 누군가들에게 힘이 되어 주어서 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당신을 보고 힘을 내고 있다고 말이다.
글이 조금 길었지만 요점은 하나다.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서 지금도 애써 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단 거다.
+당신들의 노력으로 오늘도 어김없이 살아내고 있는 고마운 1인입니다.
홍석천씨를 비롯한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다른 성소수자 단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물론 홍석천씨가 한국 사회 전체에 최초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는 아니지만,
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 많으셨죠.
비록 인권 운동 자체가 직업이나 주된 활동은 아니고 방송가, 문화계에 계시니
그 쪽 관행이나 사정 따라서 관점이나 행동 방식이 다를 수 있겠죠.
그렇지만 지금도 선뜻 하기 어려운 공개 커밍아웃을 하시고
거기에 대한 온갖 공격을 거의 혼자 받아오셨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죠.
가령 세상의 모든 성소수자가 커밍아웃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막걸리마신고양이님처럼 음으로 양으로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것으로도 힘이 많이 난답니다.
고마워하시고 응원해주시는 마음이 참 이쁘고 보기 좋네요
각자 사는 모습이 다르지만, 어디서든 힘을 보태면 세상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_^
블쌍하고 처참한 이미지로 이성애자에게 구걸하여 얻은 일부의 옹호는 허상에 불과하다. 그이성애자들은 동성애를 모른다. 전혀모른다. 제대로이해되지않은 불쌍한 사람에대한 동정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