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박재경 2013-02-02 21:37:04
+9 1350

최근 우연찮게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모 대학교 연수강좌가 있었습니다.

 

감염내과 샘이고 HIV 연구소장이란 모 샘이 강의를 하셨습니다.

 

강의 도중에 고위험군을 설명하면서 " 동성연예자"란 용어를 사용하더군요

 

안되겠네 싶었어요

 

 

강의 정당히 끝나고 경품추천

 

1위, 아이 패드

2위, 아이 패드 미니

 

 

이렇게 남았는데 강의했던 샘이 자리를 일어서는 거예요

부리나케 따라 나갔지요

마치 길녀 뛰는 심정으로  총총총

 

재경: 샘, 좀 전에 강의 때 동성연애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게이인데요. 게이 입장에서 불편한 용어이니 바꾸어 주세요

 

샘: 아 네 샘 죄송합니다.

 

재경: 어디 두고 보자

           모니터링 해 주겠어

 

 

그제는 점심시간에 한 무리를 지어 앉은 방사선과 의사들 옆에서 식사를 했다

 

원래 수다를 많이 떠는 사람들이라서 사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최근에 입사한 신입 여자 샘이 이렇게 말한다.

 

여자 샘: 나는 레즈비언은 그냥 그렇고 게이들 보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 남자 샘: 조디 포스터가 저번 무슨 시상식장에서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나요

 

또 다른  모 샘: 게이도 게이나름이지 홍석천 같은 애를 보면 아깝지 않던데

 

이런 어머어마한 이야기들 하고 있었다.

 

 

다음날 점식식사후 그들과 보조를 맞추어 계단을 내려갔다.

신관으로 가는 또 다른 모 샘을 붙잡았다.

 

재경: 잠깐 이야기를 좀 했으면 해요

 

샘: 무슨.....

 

재경: 어제 식사 시간에  홍석천씨 이야기를 했잖아요

 

샘: (과장되게 미안한 표정을 짓더니) 아~~~ 미안 미안 정말 미안해요

 

재경: 그의 미안 미안 해요 말에 더이상 할 말을 못했다.

         나중에 신입 여자 샘에게도 뭐가 그리 아깝냐고 물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일상에서 동성애혐오를 드러내는 인간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어떤 부분은 동성애 혐오이면서 동시에 여성혐오 이기도 하다.

그 자리에서 동성애혐오이면서 여성혐오인 말들을 즐기는 이성애자 여성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시간나면 여자 의사회 샘과 대화를 나누어봐야겠다

 

 

본의 아니게 서서히 일상 중의 쌈 닭이 되어가나 싶기도 하고

커밍아웃을 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조그만 변화의 지점이기도 하고

커밍아웃을 하면 여러모로 참 좋은 것 같다.

 

오늘은 동성애자 의사모임 정기모임이 있다

지난 며칠간 고생으로 강의안을 만들고 강의를 해 볼 요량이다

강의를 두고 어떤 평가를 받을지 내심 기대가 된다

또한 단체를 조금 더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낙타 2013-02-02 오후 22:18

저도 가끔 자기 주변엔 전혀 이런 성소수자들이 없다 여기고
무지한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지인들을 보고 있으면 보란듯이 커밍을 하고
주변에 성소수자들이 없는게 아니라, 우린 늘 존재하지만
당신들이 모를 뿐 이라는 것부터 인지를 시켜주고 싶은 충동이 일때가 있어요.

무튼, 강의 잘 하시고.
이번 강의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그리고 친구사이도 널리 알려 주시길 :)

damaged..? 2013-02-02 오후 22:57

아이고, 인간을 가장 객관적으로, 과학적으로
이해해야 될 의사들이 저런 생각이랑 말을... =ㅁ=;;
그 분들, 전공 불문하고 DSM이라도 보셔야겠네요.

모순이지만, 호모포비아적 게이가 있듯이
여성 혐오적인 여성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주류나 다수에 편입되고픈 욕망이랑 자기 혐오겠죠.
(물론 이런 분들, 자신한테는 화살을 겨냥하지 않지만요)

암튼 잘했어요~ 커밍아웃은 끝 없는 숙제이자 도전! -0-/

livestrong 2013-02-03 오전 11:34

대학교 신입생환영회에 갔는데
선배들이 동성애나 양성애, 무성애에 대한 만화까지 그려서
성폭력에 대해 설명하더라고요
술게임하다 보면 '게이샷' 같은 벌칙같은게 나오기도 하거든요....
신입생들 모아놓고 술마시는 자리에서 진지하지만 엄연히 맞는 얘기 꺼내는거 쉽지 않잖아요?
들으면서 이런 대학생들이 있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고맙기도하구ㅎㅎ
이 느낌을 말하고픈데 주위에 말할 사람이 없어서..ㅎㅎ 대학생활 할 만한가봐용!!

KraftigWALD 2013-02-03 오후 17:53

솔직히 게이들보고 아깝다라고 하는 여성들의 심리는 벌써 이성애자남성들보단 게이들을 더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겠죠

고슴도치 2013-02-04 오후 22:13

저는 게이라고 밝힌 이후론 주변 여성분들이 게이를 사귀고 싶단 말을 않하고 애인한테 집중하더군요
뭔가 환상을 가지고 있나봐요

2013-02-06 오전 05:23

착각이심한듯.. 걍 남자들중에 한명이 게이라서 떨어져나가네 하는 심보임

룰루랄라 2013-02-03 오후 19:20

일상에서 종종 경험하게 되는 호모포비아적인 발언들에 대해서, 상당수의 경우에 아직까지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그러면 안된다는 식의 입장을 취하는 게 전부인 저와는 너무도 다른 형님의 강단에 박수를....^^

2013-02-05 오전 03:49

재경이형의 용기에 박수를~!
저도 제가 속한 공간에서 조금더 용기를 내보아야 겠어요~

2013-02-06 오전 05:25

사석에서 홍석천좋다싫다가문제가되나...참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10764 2013 LGBT 인권포럼 일단 진정하고 오세요! KEEP ... lgbtact 2013-02-07 899
10763 2월 15일 책읽당 - 파이이야기 +1 라떼 2013-02-07 1578
10762 친구사이 투걸즈 서울시장님과 한 컷 +5 기즈베 2013-02-07 1190
10761 두둥 ^^ 2013년 성소수자 가족모임 준비단을 모... +5 박재경 2013-02-07 975
10760 인디포럼2013 독립영화 신작 공모 (3월 8일 마감) 인디포럼 2013-02-07 926
10759 게이봉박두가 경남 진주에서 상영합니다!!! +5 기즈베 2013-02-07 2172
10758 아래 공동 선언문에 대해서 잘못이해한점 정말 죄... +2 KraftigWALD 2013-02-06 896
10757 재경은 스맛폰을 살까요? (19금) +6 코러스보이 2013-02-06 1851
10756 연명에 함께 동참해주세요!!! +23 기즈베 2013-02-06 1126
10755 ㅋㅋㅋ 점심 때 식당에서 +3 박재경 2013-02-06 985
10754 안 일어날수 없는 알람. +3 코보이 2013-02-06 952
10753 이달의 독서일기 <마스다미리>시리즈. +2 코러스보이 2013-02-05 1125
10752 한 걸음 한걸음 다시 또 한 걸음 +2 박재경 2013-02-05 1134
10751 홍석천 그에게 미안하다 +2 막걸리마신고양이 2013-02-05 1707
10750 토요모임 아이템 선호도 조사 +11 goottime 2013-02-05 992
10749 가슴벅찼던 6.15시대를 돌이켜보며 +1 바른시민 2013-02-04 942
» 커밍아웃은 늘 끈임없이 +9 박재경 2013-02-02 1350
10747 나도 성소수자 인권교육을 할 수 있다! “어렵지 ... 동성애자인권연대 2013-02-01 1306
10746 18개의 저금통이 모였어용..^^ +7 기즈베 2013-01-31 1311
10745 영향력 있는 캠페인 기획을 위한, <캠페인 기획에... 진서기 2013-01-31 2754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