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의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역시나 정계, 재계 등의 유착으로 대변되는 기득권 세력,
그리고 다시 살아돌아온 박정희의 힘은 참으로 세군요...
물론 식민 지배에서 이어지는 (군사) 독재, 부패, 사회 경제적 불평등 등은
우리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친구들이 겪어왔고 아직도 씨름하는 일이지만요.
지난 5년도 무척 당혹스럽고 힘들었지만,
앞으로의 5년은 그것의 심화 발전 과정이겠죠.
이 시점에서 희망을 얘기하기란 너무나 어려워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절망을 얘기하지는 않을래요.
만약 좌절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
우리 스스로 개선의 싹을 자르고 뿌리를 뽑는 거니까요.
바로 그것이야말로 자기 잇속을 위해서라면
아무 거리낌 없이 남한테 상처랑 피해를 주고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악용하고 해쳐온 사람들이 바라마지 않고,
또 그 사람들한테 힘을 실어주는 일이잖아요.
인터넷에서 본 어느 대학생의 글이 인상적이더군요.
생각도 표현도 감탄스러워 몇 문장 퍼옵니다.
"유신 치하 18년 동안을 민주화 투쟁을 하며 버틴 분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하고도 또 전두환을 맞이하고 노태우를 맞이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분들을 생각하면
우리가 이명박 다음에 다시 박근혜를 맞이한다는 것만으로 벌써 포기하면 안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흔들릴수록 그 동안 싸워온 분들, 지금도 싸우고 있는 분들을 지켜주기가 더 어려워지잖아요."
겨울이 생각보다 혹독하고 길어질 때,
우리가 할 일은 가급적 몸을 웅크리고 서로 꼭 껴안고 버티는 거겠죠.
그러면서 추위로부터 보호해야 될 풀, 나무랑 짐승이 없는지도 살피고,
봄에 뿌릴 씨앗도 소중히 간직하고 밭터도 잘 지키구요.
다만 이 정권 아래에서 새로 생기거나 악화된 여러 문제를
(당장은) 못 풀고 넘어가는 게 마음에 많이 걸리네요.
한미 등 FTA 체결, 제주 강정 마을 군사 기지화, 인천 공항이랑 KTX 등의 민영화 (시도),
MBC 등의 언론 방송 통제, 4대강 공사, 부자 감세 등 양극화 심화 정책, 남북 관계 악화,
용산 참사랑 전세 대란 등 세입자의 권리 침해, 비정규직 확산, 대학들의 등록금 장사,
쌍용 자동차 등의 노동자들 해고, 아청법 등을 통한 표현이랑 예술의 자유 탄압 (시도),
국가 인권위 무력화, 학생 인권 조례랑 청소년 인권 조례 무력화 (시도), 차별 금지법 저지,
검찰 등 국가 기관의 타락, 일부 보수 개신교 세력의 정치 경제 개입 (시도), 호모포비아 가시화...
숙제가 쌓여가는 기분이랄까요.
중요한 건 이게 전부 우리가 먹고 자고 배우고 일하고 사랑하고 놀 권리랑 연결된다는 거겠죠.
결국 정치도 경제도 '높으신 분들'이나 '많이 배우신 양반들'만의 일이 아니라
공기나 물처럼 너, 나, 우리 모두의 삶하고 뗄래야 뗄 수 없는 거니까요.
암튼 야당들, 야권 후보들, 그리고 그 분들을 지지하신 모든 분께서
이 겨울을 무사히 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을 불이익을 예상 못하고)
대통령 당선자를 찍으신 우리의 부모, 형제, 동료, 이웃, 친구들도
바로 그 선택으로 인해 더욱 괴롭고 힘든 세월 보내지 않기를 두 손 모아 빌구요.
우리의 삶, 그리고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조금이라도 더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다시 신발끈 꽉 졸라매고 손 툭툭 털고 일어나서
늘 그랬던 것처럼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겠죠.
그 어떤 권리도 자유도 자동으로,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 열심히 싸우고 요구해야 얻어지고,
또 두 눈 부릅뜨고 지켜야 유지되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그 누군가는 바로 우리 자신일 수밖에 없구요.
어제 투표하고나서 본 영화 '레미제라블'의 마지막 장면,
그리고 올해 지보이스 공연에 나온 노래 'One Day More'가 부쩍 생각나네요...
많은 위로와 의지를 주는 글임다.
추천 꾸욱~~
맞아요! One day more!!!
어머~ 역시 여우주연상 수상자의 위엄이 넘치는 글이네요^^
어떤 글에서는 그러더라구요
이제 독립운동 5년 했는데 뭘 그러냐고 우리 조상님들은 35년도 견디셨다고ㅋㅋ
정말 독립운동 하는 마음으로 인권운동 해야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