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목)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의 보도자료 일부입니다. 첨부된 아래 자료는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에서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 분석이며 전체 내용은 첨부파일을 열어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에서 진행한 '대선에 들이대고픈 성소수자 정책' 설문조사 결과도 첨부파일과 http://twtpoll.com/r2n3g9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기본적인 인권, 시민권 조차 지니지 못한 성소수자들의 삶이 보편적 인권에 맞춰 증진될 수 있도록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한 각 후보들의 노력을 촉구합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18대 대통령 선거 성소수자 정책 질의에 대한 각 후보의 답변 내용 분석
질의서 작성 및 평가 _ 나영정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상임 연구원)
장병권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
답변 _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후보 사퇴),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무소속 김소연 후보, 무소속 김순자 후보
*이하 편의상 순서는 소속 정당의 의석수에 따라 나열하였고 무소속은 가나다 순입니다.
총평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답변은 제1야당과 여당의 규모와 책임성에 비추어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정책의 구체성이 없고, 질문의 취지조차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정책질의서에 대한 답변으로 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정책적 검토와 이에 대한 각 당의 입장과 계획이라기 보기에 차별과 인권에 대한 관점이 아니라 여론과 통념에 기댄 답변이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특히 차별금지법과 군형법 92조 5, 동성결혼/파트너십에 대한 입장에서 드러납니다.
- 박근혜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요구를 ‘사회 일각’이라고 하였는데, 오히려 차별을 시정할 국가인권기본법으로서의 차별금지법에 대해 왜곡하여 바라보는 ‘사회 일각’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답변이었고, 문재인 후보는 다양한 차별사유에 대한 금지를 최대한 담아내겠다고 하였으나 참여(노무현)정부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하면서 보였던 한계(차별 사유에 대한 삭제 등)에 대한 평가와 대안이 없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또한 군형법 제 92조 5항에 대한 의견에 대한 질의에서 박근혜 후보는 동성애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에 근거하여 ‘위계 등에 의한 성폭력’과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구분하지 못하며 여전히 동성애자를 동성간 성폭력의 가해자로 판단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의 존속의 논리 또한 합리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군 내 인권차별을 개선하고 ‘계간’이라는 표현을 바꾸겠다고 하였으나 “합의한 동성 간 성관계에 대한 형사적 처벌”이라는 핵심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징집제를 시행하는 대부분의 국가가 동성애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2011년 미국의 대표적인 군대 내 동성애자 차별 조항이었던 Don't Ask, Don't Tell이 폐지되었던 점을 각 후보들은 인지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 동성결혼/파트너십에 대한 질문에서 박근혜 후보는 반대를 전제한 ‘사회적 합의 필요’가 필요하다고 했고, 문재인 후보는 현재 드러나고 있는 가족형태로 인지한 상황에서 ‘사회적 여론을 수렴하여’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하였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 또한 가족형태의 변화와 삶의 방식에 대한 자율적 선택에 대한 고려를 중심에 놓지 않은 사회적 여론 수렴은 책임회피의 빌미가 될 뿐이라는 점을 인식했으면 합니다.
- 성전환자 성별변경 특별법의 필요성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가 법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성별변경의 신청 취지와 그것이 성전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성별 변경 기준과 과정에서 최대한 성전환자의 의사를 반영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의 책임이 요구된다는 측면도 간과하고 있습니다. 한편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보장의 항목에서 법제도 미비의 하나로 성전환자 성별변경 특별법 부재를 언급하여 답변의 기초적인 신뢰성을 의심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제정되지도 않은 차별금지법의 차별시정기능을 국가인권위가 담당하도록 해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뜬금없는 답변을 하였고, 법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다만, 현재의 법적 성별변경의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하였습니다.
- 청소년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원론적인 입장에서 필요성을 인정하였으나 박근혜 후보는 또다시 국민적인 공감대를 우선적으로 강조하였고, 방송 미디어의 차별 시정은 이미 방통위의 역할로 충분하다고 하여 최근 일련의 사태(<인생은 아름다워> 반대 혐오광고, <빌리티스의 딸들> 반대운동, <XY그녀> 폐지운동 등)에 대해서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심상정, 이정희, 김소연, 김순자 후보는 진보정당을 표방하면서 진보적 정책생산을 해왔던 역사와 성소수자 인권운동과의 연대활동을 통해 높은 이해수준을 보였으며 전반적으로 구체화된 정책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소연 후보를 제외하면 이러한 공약을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성소수자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운 측면이 남습니다.
참고로 안철수 후보에게도 정책질의를 하였으나 후보를 사퇴하는 시점까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