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그 사람은 인터넷에서 만났습니다. 둘 다 여자구요.
전 19이고 그 사람은 23인데 나이는 중요하지않구요
제가 입시생이기 때문에 한번도 만나지는 못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너무 좋아하는 입장이 되버렸어요
9월말에 만나서 아직까지 연락하고 있는데요
서로의 얼굴은 영상통화랑 사진으로 밖에 보지못했지만
그사람의 진지함과 취미 모든 것이 저랑 맞았구요
지금 전 그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사랑하는..감정입니다.
그 사람도 그럴거예요..
그런데 어젯밤 그 사람이 말했어요
그 사람이 10월 초중순쯤에 십자인대를 다쳤는데 체육하는 사람이라
이제 체육 쪽일이 힘들 수 도 있다는 거예요.
그 사람이 저에게 난 너에게 너무 부족한게 많다고
너에게 당당해지기위해서 다리도 완치하고 절뚝거리지 않고
일도 해서 돈도 벌고 여러가지 해서 제 앞에 나타나겠다는 군요.
그리고 넌 아직 학생이고 이제 사회로 나오면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자기가 그걸 막는 것 같다며 세상엔 사람이 많다고 많이 만나보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만약 다른 사람에게 감정이 생기면 그 때 말해달라고
미안해하지말고..보내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지금 전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데..
지금 12월인데 내년 가을까지 기다려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구요
그 때 쯤 다리 깁스를 푼다고..연락을 끊는 건 아니고
내년 가을에 만나자는 말이었어요..
당연히 전 기다릴 수 있어요 제 힘이 닿는데까지..
그런데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한게 전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기다려달라 인지 아니면 그냥 떠나라인지..
인터넷에서 만났지만 서로 얘기한 시간도 엄청 많고 매일같이 연락하구요..
이 사람..제게 감정이 있는 건 맞나요?
어떻게 보면 첫사랑인데..너무 힘들어요..
속을 알 수가 없으니..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어요..정말
내년 가을..말이야 쉽지만 전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길어서..
하..
이 사람 무슨 감정일까요..?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박수와 위로를 전합니다.
두 분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제 삼자가 이렇다 저렇다 판단을 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의미 있는 지점은 님과 그 분이 맺은 관계가 비록 실질적인 만남은 없었지만 진실한 감정에 기초 했을 것이라는 것과 두 분이서 나눈 특별한 우정 혹은 사랑은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살면서 맺게 되는 크고 작은 인연들에 대해서 때로는 놓아주어야 아름다워지는 것들도 있고, 막상 성공했지만 추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 다 서럽고 분노이고 절망스럽다고 해도 그런 일들이 우리 삶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한 참 시간이 지나서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지나치게 감정에 파묻혀서 자신의 내면과 현실들을 직시하지 못하고 성찰하지 못하게 되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지금 감정이 매우 힘들어도 님에게 중요한 것은 님 자신이지 사랑하는 상대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주 만물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인 님을 더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