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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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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8 11:22:36
+1 393
skin/mad_in_v2_spam/images/in_ok.gif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감사합니다!우선 저는 동성애자입니다.
그리고
한 친구를 3년째 사랑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이는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라
친한사이입니다.
어쩌면
친하기 때문에
더욱 힘든 것 인지도 모릅니다.
전 일찌감치
단념하고 있었지만
혹시 모르는 기대감을 갖고
이 글을 써봅니다.
제가 사랑하는 그 친구님은.
가끔씩 저의 반에 찾아와
뒤에서 껴안아 주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가끔씩은 그 친구의 성기가 격하게 닿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뒤에 걷고 있는 것을 모른 척하다가도
어깨를 잡아 멈춰세우면
기다렸단 듯이 손을 뒤로 내밀어
제 손을 잡습니다.

모르는 문제를
토의하러 가면
교실안에선 별로 그렇지 않지만
교실 맨 뒷편이거나
복도에 나가 있을땐
제가 그 친구 어깨에
올려둔 저의 손을 깍지를 껴서
잡아주고,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가끔씩 사랑하는 그 친구님이
뒤에서 백허그를 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횟수가 많아질수록
저는 혼란에 빠집니다.
정말 그럴때면 행복하지만
과연, 저를 사랑해서인지
아니면, 친구로서 소중히 여기는건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에
제가 넌지시 물어본다면
정말 평생에 없을 친구를
잃을 것도 같고,
만약에 만에 하나
그 친구가 진짜
허황된 이야기지만
동성애자.... 라면
이대로는
서로
....
제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대처해 나갈 수 있을까요?

박재경 2011-06-28 오후 22:34

안녕 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름이 한자라서 부르지 못하겠습니다. 이해바랍니다.
임을 아끼고 좋아해주는 친구를 두셨다니, 축하드리고 즐겁고 멋진 학창시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또한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 순수한 열정을 가슴에 품고 지속적으로 갈구하는 임의 외로운 마음에 위로와 함께 어깨를 토닥여 드리고 싶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친밀한 스킨십을 표현하는 친구에 대한 혼란스러움이라고 생각이 들고, 냉철한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임이 그 친구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의 감정은 분명히 한 사람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라는 감정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말과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상대방에 따라 둘 사이 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깊이만큼 다를 것이다 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흔히들 ‘여성과 남성’을 구분지어 놓고, 행동과 말을 규제합니다. 내면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에 대해서 행동으로 옮길 때, 어느 순간에 자기 검열을 하기도 합니다. 가령“
남자니까 이러면 안 돼 는데“ 말이죠. 이런 규제의 피해는 결국 우리 자신에게 오곤 합니다. 친구 분은 그런 점에서 자신의 내면의 호감을 행동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며, 순수한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친구 분도 임을 사랑의 감정으로 행동하고 말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친구의 감정이 임과 같으리라고 상상하고 추측하는 것은 합리적인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아마도 임 말고도 많은 동성애자들이 비슷한 경험들을 몇 개는 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임 역시도 살아가는 동안 현재 친구 분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다른 사람들도 또 만날 수도 있답니다. 그때마다 혼란스러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의 얼굴은 다양하고, 표현하는 방식이나 모습들도 매우 다양합니다. 임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는 “ 무지막지하게 그냥 행동으로 다 드러내는 것” 이 아니라, 친구와
대화를 통해서 알아갈 수 있습니다. 삶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꿈 등 다양한 범위의 다양한 방식의 대화들을 통해서 친구 분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가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가볍게 손을 잡거나, 볼을 쓰다듬거나, 머리를 쓰다듬거나, 가볍게 포옹하기” 와 같은 가벼운 스킨십은 이성애자거나 동성애자이거나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행동입니다. 이런 표현에 임이 서툴고 어색하다면, 왜 그럴까? 도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흔히들 농담조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 만약 내가 첫 사랑에 실패만 안했다면, 지금 몇 살 먹은 아이가 있어” 란 이야기 말입니다. 임의 경험에 대해서 누군가는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이 임과 같은 경험이 한
두 개는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지난 과거 속에 예쁜 추억이 되었지만 말입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모임이 “다음에 라틴”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친구들과 임의 고민을 나눈다면, 임의 삶의 무게가 좀 더 편해질 것 같습니다.
또 임과 같은 경험들을 하고 현재의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선배들이 보고 싶다면
요즘 상영중인 영화 " 종로의 기적"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15세이상 관람가)

현실에서 어떤 도전이나 과제가 오더라도, 강해지고 단단해집시다. 지금의 이 경험들은
임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