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성애자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동성애자는 아니구요.
사실 그 친구가 저를 좋아했습니다. 평소에 동성애에 거부감이 없긴 했지만
제가 동성애자가 아닌 이상 그 친구의 마음을 받을 순 없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위로는 최선을 다해서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들이 모두 지난지 이제 1년 가량 되는군요. 그리고 그 친구는 새로운 인연을 만난것 같아요.
제가 보기는 그렇습니다. 요즘 볼 때마다 항상 그 분과 같이 있었구 평소보다 훨씬 말쑥해진 모습
이었습니다. 오늘도 제 여자친구와 길을 걷다가 그 친구를 보게 되었는데 그 분과 함께였습니다.
제 기분을 표현하자면 굉장히 기쁩니다. 제가 거절했을 때만 해도 또 한번 큰 상처를
받았었겠지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렇게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는게 다행스럽기도 하고
저로서는 이제는 홀가분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여자친구 앞에서 실없이 웃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나봐요. 계속 왜 웃냐고 묻는 겁니다. 저는 조금은 당황해서
계속 이상한 말로 둘러대려고 했습니다. 그게 계속 의심을 사서 여자친구가 기분이 나빴나봐요.
제 여자친구는 물론 믿을만한 사람이지만, 그 친구와의 신의를 저버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친구의 성 정체성과 함께 그간 저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여자친구에게 말한다해도 그 친구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제 여자친구를 믿으니까요.
그걸 떠나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그 친구와 약속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이를 말한다는게
마음에 걸립니다. 그렇다고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건, 이기적이겠지만, 더 싫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대처를 잘 했다면 이런 고민은 안해도 될텐데 조금 제가 경솔했던 것 같아요.
고민이 많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여자친구에게 조금씩 말을 꺼내도 그 친구와의
신의는 지킬 수 있는 걸까요?
제가 고민되는 것은...아마도 제가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꺼내는 의미에 대한 것 아닐까요?
앞서 말씀드린것처럼 제 여자친구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그 친구에게 절대 피해는
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 이야기를 저만이 알고 가야한다면 늘 입을 조심해야
할 것이고 이번 일처럼 직접 말을 하는 것도 아니라 표정으로 표출되는 감정으로도 문제가 생긴다면
저로서도 그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동성애자와의 비밀에 대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제가 어떻게 해야 현명할지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선 바보님의 타인에게 열려있는 마음에 동성애자인 한 사람으로
매우 기쁘고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성정체성을 인지하기 하기 시작하는 때 동성애자들 대부분은 주변의 사람에게
친밀감을 표현하곤 하답니다(이성애자 분들이 주변 누군가를 짝사랑 하기 시작하는 시기랑 비슷할거라고 상상하시면 쉽게 이해되실 듯 합니다)
친구분도 안될거라는 것을 알지만 바보님이 소중한
친구라 생각되었기에 표면적으로는 사랑 고백이었겠지만, 더 깊게는 " 나는
동성애자야 " 너는 동성애자인 나를 어떻게 생각해? 혹은 우리 계속 좋은 친구관계
가 될거지!" 라는 마음도 녹아 있었을 텐데 그것을 표현할때 자신을 표현하는 법이
아마도 서툴렀을 것이라 추정 됩니다
커밍아웃은 " 나 게이야' 라고 표현하는 것이 처음이지만 그것으로 끝나는게 아니고
일생을 두고 자기 삶속에서 게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같은 현상을 게이로서
느끼는 다른 점에 대해서 서로 대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진정한 커밍아웃이 될 수 있는데
친구분이 그 부분에서 조금 서투르다고 판단됩니다
질문자님의 질문과 고민과는 거리가 먼 대답들이라 생각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답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바보님이 친구분에게 본인이 관찰한 친구분의 사실들과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느꼈는
지? 그리고 그런 것들이 둘의 우정에 더 돈독해 질 수 있음과 친구분을 지지한다는 것과
동성애든 이성애든 타인을 사랑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고민들이 많기에 서로 상의하자
라고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서로에 대해서 믿음과 이해의 폭이 돈독해졌다면 친구분에게 바보님의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셔도 되고
아니면 4명이서 모임을 한번 하셔도 자연스럽고 좋을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보님이 단순히 친구니까 너를 받아 준다라는 마음보다는
좀 더 친구를 지지하기 위한 행동들과 말들이 있다면 친구분과 친구분의 애인도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점은; 아웃팅은 명백히 범죄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서 질문자님의 고민이
생겼다면 당사자인 친구분에게 필요성을 설명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보는게 순서가 아닐까요?
여자 친구분은 단순히 그 사실에 화가 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근본적인
사실이 있는데 질문자님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지? 성찰해 보시고
두분이서 원만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진솔한 대화를 많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신의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보님은
참 좋은 사람같습니다 그러니 항상 좋은 일이 바보님에게 생길것 같습니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