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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려면 '남자 남편'을 데려오세요?
아이슬란드 동성 총리 부부 탄생...한국은 언제쯤 가능할까
10.07.09 14:58 ㅣ최종 업데이트 10.07.09 14:58 이종걸 (news)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이 두 주인공이 법적인 가족이 되는 길은 한국에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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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지난 6월 27일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초의 동성 결혼 총리가 탄생했다. 첫 여성 동성애자 총리인 아이슬란드 총리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총리(68)가 동성 파트너이자 작가 요니나 레오스도티르와 합법적으로 아이슬란드에서 결혼한 것이다.

 

아이슬란드는 6월 12일 결혼을 '성(性)에 상관없이 두 성인의 합의에 따른 결합'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현재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는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9곳이다. 이외에 용어가 다르지만 시민결합, 시민연대 , 생활 동반자 등의 관계 등으로 혼인이 아닌 형태의 동성간 결합을 인정하는 국가가 20여 개국이다.

 

남녀라는 규정은 없지만... 실제로는 이성혼

 

한국의 혼인에 대한 법적 규정은 이렇다. 민법은 혼인과 관련하여 남자는 만 18세, 여자는 만16세에 달한 때 혼인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남자와 여자가 혼인을 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혼인의 효과를 기술함에 있어서 여러 곳에서 부부(夫婦)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서, 혼인이 이성혼을 전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4년 게이 동성 커플이 결혼식을 한 후 혼인신고를 했는데, 그에 대해서 '반사회적인 법률행위'라고 하여,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혼인신고의 수리를 거부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 '동성혼 관계'를 '사실혼 관계'로 인정하여 재산분할 청구권이나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공서양속에 반하므로 동성혼 관계에 대해서는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고등법원의 판결도 있다.

 

동성간 결합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국에서 동성간 커플은 다양한 차별 상황에 놓여 있다. 가족의 기능이 운명 공동체, 경제 공동체, 혈연 공동체 등 다양한 공동체적 기능을 갖고 있다면 동성간 커플은 최초 결합 시 이러한 기능에 대해 스스로 포기하거나 어느 정도 불이익을 감내하며 살아간다. 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그 관계망을 깨트리길 원치 않는 것은 동성간의 결합을 통해 자신이 얻는 행복을 다른 어느 것이 대신할 수 없어서이다.

 

우선 의료결정권이다. 동성 커플의 배우자는 입원과 수술 여부의 동의, 치료 과정에 대한 결정, 면회 자격, 임종시 면회할 권리, 사망 확인 등 모든 의료과정에서 보호자로서 인정받지 못한다. 이는 현재 혼인 등록을 한 배우자나 혈연 가족만이 가능하다. 병원마다 경우가 다를 수 있으나, 남성 간의 커플 관계나 여성 간 커플 관계라고 표현한다 하더라도 병원 내에서 이에 대한 준비도 없고, 규정이 없기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 위급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 사례에 의하면 레즈비언 커플의 한 파트너가 급한 수술이 필요했으나 가족 이상의 사이라고 표현해도 병원은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수술 동의서에 서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100만 원 가량의 보증금을 내야 입원 동의서를 쓸 수 있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친한 게이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그가 남편인 것처럼 말을 해서 입원하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고 한다.

 

둘째로 재산권이다. 파트너의 사망에 따른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성간 부부의 경우에는 남편이 사망할 시 재산의 50%는 부인에게 상속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혼시 재산분할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성 커플 중 한쪽 배우자 사망 시에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사실혼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관계 해소 시 재산 분할 등의 보장도 받을 수 없다. 경제 공동체적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족의 현실은 항상 불안한 미래를 안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동성 커플은 동거 관계를 시작한 시기, 그리고 관계 해소 후 시기에 재산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 교환을 해야 하고, 이를 준비해야 한다.

 

다음은 주거와 관련한 문제다. 현재 장기임대주택에 있어서 동성 커플은 이미 배제된 관계이다. 서류상에 부양자가 없는 경우(단독세대주)나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장기 임대 주택에서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므로 장기 주택이 아닌 일반 월세 주택을 택할 경우, 줄일 수 있는 생활비를 더 쓰고 있는 것이다.

 

독신자 가능한 입양... 왜 동성 커플은 안 되나

 

고용 과정에서 '왜 결혼하지 않느냐?'에 대한 질문은 언제나 쏟아진다. 이런 질문들을 피해 설사 일을 하게 된다고 해도 근무 상에 있어 기혼과는 다른 처지에 놓인다. 경조사 적용 범위, 육아 휴직 등 기혼자들이 적용 받는 혜택을 동성 커플들은 누릴 수 없고, 부양 가족이 없는 좀 더 자유로운 미혼이나 독신으로 오해 받아 근무 시간상의 불리한 배치, 연장 근무 등이 할당되기 쉽고, 승진 대상에 밀려나거나 양보를 요구 받는다.

 

이외에도 입양 문제, 사회보장, 연금, 보험 수혜권 등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동성 커플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는 독신자 입양도 가능하나 입양기관이 '정상가족'가 아니면 관례상으로 입양을 거부하고 있다. 의료보험, 가족 민간 연금 및 보험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고, 국민연금의 상속, 가족수당의 수치, 경조사 부조 및 휴가 신청 등이 불가능하다.

 

동성 커플은 혈연, 경제, 운명 공동체적 성격을 지닌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필요하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평등권(헌법 제11조)을 통해 더욱 강력히 주장할 수 있다. 그 형태는 동성 결혼, 동성 간 파트너십(동반자) 관계 등 다양하게 논의할 수 있다. 앞에서 나열한 제도적 차별을 감내하고서라도 동성 커플이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는 가족을 구성할 수 없어서 겪는 상대적 박탈감보다 그 틀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관계에 얻는 삶의 행복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즈베 2010-07-10 오전 01:38

에공 이 글을 위해 우리 친구사이의 가족구성권 자료집과 가족구성권 모임의 자료집을 인용해서 표기했는데. 기사에는 안되는 군요. 여튼 올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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