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성애와 동성애자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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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박기호 사무국장
많은 사람들이 성소수자와 관련해서가장 혼동하는 단어가 아마도 ‘동성애’와 ‘동성연애’일 것이다.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사람들이 반문할지도 모른다. ]
하지만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다. 동성애는 동성을 사랑하는 뜻으로 동성에게 정서적, 낭만적, 성적으로 끌리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성애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하지만‘동성연애’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동성에게 지속적이고도 자연스러운 애정관계가 아닌 동성 간의 육체적 결합만을 지칭하는 단어로 동성애를 비하하거나 모멸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이다.
‘동성애자들이 무슨 사랑? 그냥 섹스만 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물론 동성애자들도 성생활을 한다. 하지만 동성애자들은 사랑도 한다.
더군다나 이성애자들이 경험할 수 없는 치열한 눈치 보기와 자신을 감추면서 말이다. 보통의 사람들보다 이중 삼중으로 고통 받으면서 하는 사랑이라 더 애틋하지만 단번에 많은 사람은 동성연애라는 단어로 그 의미를 깎아 내린다.
동성애를 하는 동성애자들도 한국사회에서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이다. 특별한 취향에 별난 사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한국 사회에서 보통 평범한 사람일 아닐 것이라는 단정과 이성애 중심의 사고에서 ‘동성연애’라는 단어는 출발한다.
그러니 당연히 사용하면 안 되는 단어다.
‘한국에서 동성애자들이 가장 크게 받는 차별이 뭔가요?’라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필자의 직업때문이기도 하고, 본인이 일하는 단체 성격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마도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게 가장 크게 받는 차별이 아닐까요?’ 나는 조심스레 대답한다. 그러면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가요?’라며 의외의 대답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 정도 가지고 뭘?’ 이라는 표정도 눈에 띈다. 어쩌면 그들은 동성애자가 사회에서 가장 억압받는 존재라서, 길을 걷다가 돌이라도 맞는 줄 아는 모양이다.
동성애자들의 말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아니 간과(看過)한다. 그것이 얼마만큼 큰 고통이며 스트레스인지 모른다.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말할 수조차 없는 사회에서 다른 문제는 생각할 틈도 없다. 나 자신에 대해 존재한다는 사실만 알리는 것만으로도 힘이 부친다.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란 자신의 생명을 걸만큼 큰 위험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위험은 신체적 위협으로 다가 오기 보다는 이슬비에 온 몸이 젖는 것처럼 은근히 다가온다.
영화나 미국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한 사람으로 보기보다는 현실에서는 에이즈를 옮길지 모르는 사람으로, 무언가 역병을 안고 있는 사람처럼 대할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자신에 대하여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아니 어쩌면 동성애자를 자신의 주변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저 텔레비젼 안에서만, 스크린 안에서만 존재하는 사람들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현실속에서 드러난 성소수자들은 배척하고 따돌리고 그들을 특별히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선긋기를 한다. 하지만 그들은 바로 오늘 당신이 거리에서 마주친 평범한 사람들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그들이 살아오는 동안 최소한 한 명이상의 성소수자들을 만났을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고백할 틈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숨막히는 환경을 만들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
그것은 특별히 성소수자들만이 노력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문제다. 다양성을 추구되는 사회야 말로 진정 자유스러운 사회이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류정민 기자 ryupd01@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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