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칼럼] 동성애는 좋지 않은 것인가요?
교과서에 사회 문제로 버젓이 실려있는 동성애
세계 어느 나라나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비슷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강한 나라에 속한다. 2000년 초에 동성애자들의 커뮤니티가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았고 그에 대한 항의로 사이트를 폐쇄한 사건이 있었다. 동성애자 단체의 항의가 있기 전까지 청소년 보호법의 유해 기준에는 동성애가 버젓이 실려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애자이기에 동성애자들에게 경계의 시선을 보낼 수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다. 동성끼리 사랑한다고 해서 차별하거나 경멸하는 것은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그래서 편견을 없애는 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자신과는 다른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의 교과서에는 기존의 편견적인 시각을 그대로 담겨 있다.
위의 사진은 K사의 고등학교 사회 · 문화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촬영한 것이다. 각종 사회 문제를 다루는 박스란인데, ‘동성애’라는 항목이 버젓이 사회 문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즉, 이 부분을 담당한 필자는(그리고 검토하면서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출판사 직원들은) 동성애가 성 차별, 인종 차별, 정신 질환과 같은 동일 선상에 있는 사회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책의 맨 뒷면을 살펴보니 교과서가 처음 나온 것은 2003년이었다. 그리고 이 교과서는 2009년 제 7판, 즉, 7번의 수정을 거쳐서 나온 책이다. 하지만 이렇게 동성애가 버젓이 ‘사회 문제’ 항목에 실려있는 ‘문제’는 전혀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르치는 교과서가 이럴진대,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이야 오죽하겠는가. 노무현 정권 말기에 추진되었던 ‘차별금지법’의 차별 금지 항목에 동성애가 실려 있다가, 대기업과 기독교 단체의 반대로 결국 항목이 삭제되었던 사건이 생각난다. (결국 차별금지법은 ‘누더기법’이라는 시민 단체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어디 그것뿐이던가. 이미 한국에도 동성애 반대 단체가 세워져, 동성애자들의 행동과 시위를 방해하고 있다. 이유는 많으나 대체로 ‘기독교 윤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다. 언제부터 한국의 국교가 기독교였는지 묻고 싶다.
동성애뿐만이 아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성장한 것에 비해 장애인, 노약자, 청소년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입지를 가진 자에 대한 권리는 미약하다. 경제 순위 10위 권 안에는 들었을지는 몰라도 사회적 면에서는 아직도 미숙한 면을 보이고 있다.
과연 한국에도 동성애가 차별받지 않은 날은 언제 올 것인가. 그전에 교과서라도 수정하기를 바랄 뿐이다.
성상민 기자 gasi4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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