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기업인보다 여성으로 삶이 더 행복"
英 최고령 트랜스젠더 미셸 메이슨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영국에서 성공한 60대 기업인이 7차례나 힘든 성전환수술을 받고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 기구한 사연이 화제를 낳고 있다.
주인공은 미들섹스주 힐링던에 사는 올해 66세의 미셸 메이슨으로 한때 아내와 사이에 4명의 자녀와 11명의 손자까지 둔 다복한 가장이었다. 하지만 오래동안 정체성 혼란을 겪어온 그는 2006년 트랜스젠더 수술을 통해 꿈에 그리던 여자로 변신하고 이름도 '마이클'에서 미셸로 고쳤다.
영국 최고령의 트랜스젠더인 메이슨은 현재는 40년간 살아온 부인과 이혼을 하고 여자로서 새 삶을 찾았다.
일간 텔레그래프와 피플 온라인판이 20일 소개한 바에 따르면 메이슨은 수술을 받기 전만 해도 주변의 눈에는 방역회사를 직접 경영하는 남부러울 것 없는 자애로운 할아버지이자 백점짜리 남편이었다.
하지만 메이슨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오래 전부터 자신을 여자와 동일시해 왔다. 그는 4살 때 다른 남자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메이슨은 "여자 어린애 옷을 입는 것을 좋아했다. 어머니가 처음 남자 교복을 입혀주었을 때 여자 체육복을 입고 싶어 울기까지 했다"며 초등학교 때는 항상 여자아이들과 어울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메이슨은 남자 중고등학교에 보내지면서 계속 '정상인' 생활을 강요받았고 1969년에는 전처인 릴리언과 결혼, 가정을 꾸리고 아들, 딸을 낳을 수 밖에 없었다.
1960년대는 '변태성욕자'나 트랜스젠더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만큼 세태에 따라 남자로 살았지만 비참하고 불행하다는 느낌만 들었다고 메이슨은 술회했다.
자녀들이 차례로 분가해 자리를 잡자 메이슨은 마침내 자신의 본연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2004년부터 그는 틈틈이 여성 호르몬을 복용했고 수개월 뒤에는 남성 성징이 점차 쇠퇴하는 대신 가슴이 커지기 시작했다. 성격도 점차 여자처럼 차분해지고 감성적으로 변했다.
어느날 아내가 침실 안에 몰래 숨겨 놓은 여성 호르몬 제재를 발견하면서 메이슨은 더이상 자신의 정체성을 숨길 수가 없게 됐다. 남편의 고백을 들은 릴리언은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으나 부부생활을 사실상 끝났다. 메이슨은 아들, 딸에게 아버지의 비밀을 담담히 털어놓은 뒤 이혼절차를 밟았다.
2006년 메이슨은 7번이나 성전환 수술을 받고 한 차례 가슴확대 시술까지 하면서 64세의 나이에 트랜스젠더가 됐다.
현재 메이슨은 지역 보수당 책임자인 70세의 남자친구와 교제하고 있다. 그는 "여자로 된 후 사귀기 시작했으며 4개월 만에 사실을 얘기했다. 처음에는 크게 놀랐지만 점차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었다"고 행복감을 숨기지 않았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09/01/21 03:07:38 수정시간 : 2009/01/21 0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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