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기자 hansk@hk.co.kr
지난 8월 할리우드 유명 스타로는 처음 동성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뿌렸던 여성 코미디언겸 TV 진행자 엘런 드제너러스(50)가 11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시되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동성 결혼식을 지지하는 광고를 위한 방송시간을 구입했다. 드제너러스는 동성 결혼식의 합법화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늘리기 위해 10만 달러에 이르는 TV 광고 시간을 사들여 눈길을 끌고 있다. 유권자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캘리포니아에서 동성결혼은 지난 5월 주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합법화의 길을 열었으나 혼인은 오로지 여자와 남자의 결합이라고 규정한 주헌법의 규정이 다시 주민투표에 부쳐서 그 유효성 여부가 11월4일 판명나게 돼있다.
드제너러스는 오랜 파트너였던 호주 출신 여배우 포샤 드 로시(35)와 지난 8월 친지와 가족들의 축복 속에서 화촉을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은 2004년 12월 처음 만난 뒤 베벌리힐스 저택에서 개 3마리, 고양이 4마리와 함께 살아 왔다.
BBC 방송 온라인판이 20일 전한 바에 따르면 주민투표를 앞두고 전파를 타게 되는 TV 광고에서 드제너러스는 시청자에게 "동성 결혼식을 반대하는 이들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한편 성적 소수자에게 관대한 '측은지심'과 함께 공평함을 줄 수 있도록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간 동성결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캘리포니아 주민의 상당수가 동요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드제너러스의 호소는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자 동성결혼 반대론자들도 드제너러스처럼 TV 광고를 통해 반대 캠페인을 확대하려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론자들은 특히 주민투표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할 경우 초등학교 등 각급 학교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학생들에게도 동성결혼이 문제가 없는 것처럼 교육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물론 이런 반대론자의 주장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박하고 있다.
드제너러스는 서서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으며 80년대 '자니 카슨쇼' 등 많은 토크쇼의 단골 출연자로 인기를 끌다가 94년 시트콤 출연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쇼 '엘런 드제너러스쇼'를 진행하는 있으며 지난해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메인 MC를 단독으로 맡기도 했다.
지난 97년 레즈비언인 사실을 커밍아웃한 드제너러스는 해리슨 포드의 <식스데이 세븐나잇>에 출연한 앤 헤이시와 연인임을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