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트렌스젠더)는 남자 화장실을 가야할까, 여자 화장실을 가야할까.
트렌스젠더에 관대한 태국의 한 고등학교에 급기야 트렌스젠더 전용 화장실이 생겨났다고 30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태국 북동부의 캄팡 고등학교에는 남학생용 화장실과 여학생용 화장실 사이에 트렌스젠더용 화장실이 따로 있다. 이 화장실 앞에는 반은 남성, 반은 여성을 그려놓은 화장실 표시도 걸려 있다. 트렌스젠더 화장실은 여학생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남학생들이 주로 사용한다. 이들은 트렌스젠더 화장실에서 머리를 빗거나 얼굴에 간단한 화장품을 바르기도 한다.
이 학교가 트렌스젠더 화장실을 만들게 된 것은 매학년 학생 가운데 10∼20%에 달하는 트렌스젠더 때문이다. 이들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아 물리적으로는 남성이지만 자신을 여성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행동한다. 이 때문에 화장실 사용이 골치였다. 남학생 화장실을 이용하면 다른 남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기 일쑤고, 여학생 화장실을 쓰면 다른 여학생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학교 당국이 내놓은 해법이 ‘그들’만의 화장실이다.
트렌스젠더 화장실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심지어 인근의 다른 학교들에서도 트렌스젠더 화장실 설치를 추진할 정도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트렌스젠더 학생인 비차이 생사쿨은 “사람들이 트렌스젠더로 사는 삶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학교가 이 같은 배려를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불교 국가인 태국 사회는 성적 소수자인 트렌스젠더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이 때문에 10대 초반의 어린 학생들 가운데도 스스로 트렌스젠더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 상당수는 성인이 되면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사회적 차별은 여전해서 직업 선택 등에 있어서 많은 제약을 받는다. 대부분의 트렌스젠더가 유흥산업에 진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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