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바 있는 유명 작가 잔 모리스가 지난 5월 자신의 전부인과 결혼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었다고 타임즈와 BBC등 주요 언론이 4일 보도하였다.
BBC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린 잔 모리스는 올해 81세로, 1972년 성전환 수술을 하여 여성이 되었다. 모리스 커플은 영국이 동성애 커플에게 허용한 ‘시민 결합’을 통해 58년 만에 다시 법적으로 부부가 된 것이다.
잔 모리스는 자신이 제임스 험프리 모리스란 이름으로 살아온 세월동안 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한 가족의 가장이 되었지만 늘 남성으로 ‘잘못 태어났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고 자서전에서 밝혔다. 1972년 여성으로 살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그는 당연히 아내 엘리자베스와 법적 이혼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러나 모리스와 엘리자베스는 이혼 후에도 58년 동안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슬하에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이들은 모리스가 여성이 된 후에도 인생의 동반자로 지내왔던 것. 모리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알리고 싶어 동성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으로 사람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해 준 모리스는 1953년 영국원정대의 에베레스트 첫 등반을 보도하여 저널리스트로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대영제국의 흥망사를 서술한 그의 유명 저서 팍스 브리타니카는 남성이었을 때 집필 시작하여, 여성으로 완성하였다는 유명 일화가 전해진다.
한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