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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색화동> 예고편 직접 출연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의 재밌는 영화인생

얼마 전 <색화동>이라는 알 듯 모를 듯, ‘야리꾸리’한 제목의 영화가 궁금해 예고편을 열었더니 난데없이 고색창연한 흑백 가족사진이 등장하며 ‘아리랑’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영화사 청년필름의 대표인 저는 태어날 때부터 영화제작자는 아니었습니다. 가난한 집안의 둘째로 태어나 …” <디 워>의 에필로그를 패러디한 이 깜찍한 예고편의 주인공은 바로 <디 워> 광풍 때 이른바 ‘심빠’들의 주적 가운데 한명이었던 김조광수(43)다. 15일 청년필름 사무실에서 만나 “심형래 팬들이 다시 들고일어나면 어떡하려고?” 물었더니 “재밌자고 한 건데 뭘”이라며 “안 그래도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내부 논란 때문에 타이밍이 늦어져 그게 더 아쉽다”고 말한다.


배우 이문식을 과학생회장 시킨 사연


예고편에 직접 출연했을 뿐 아니라 김조 대표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때 화제작이었던 <은하해방전선>의 홍보 코스프레를 진두지휘하며 거리홍보 활동을 펼쳤다. “스타가 나오지 않는 영화라서 이목을 끌기가 쉽지 않아 궁리한 게 영화 속 영화의 코스프레였는데 제작, 연출부가 쪽팔리다고 거부해서 기획실 직원들을 끌고 나갔다.” 영화사 대표가 카메라 앞에 서고, 거리에 나서는 것에 대해 김조 대표는 별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97년 청년필름을 세운 뒤 <해피 엔드> <와니와 준하>부터 <후회하지 않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까지 큰 영화, 작은 영화, (흥행에서) 성공한 영화, 망한 영화를 고루 경험하면서 쌓은 기술과 요령일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는 즐기는 지도 모른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83학번으로 인문대 학생회장을 했던 시절부터 에프티에이(FTA) 반대 영화인 집회, 그리고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최근의 <100분 토론>까지 알고 보면 마이크 잡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무대 체질’이었다.

영화배우를 꿈꾸며 연극영화과에 입학하긴 했지만 골수 운동권으로 살았던 그가 영화인이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운동 때문이었다. “입학하고 4월달에 광주 비디오를 보면서 바로 운동권의 길로 빠지게 됐죠. 학교 다니는 내내 영화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항공대 다니다 연기하려고 학교 들어온 이문식한테 ‘너같이 못생긴 애는 지금 연기해도 소용없다. 나중에 통일이 된 뒤 일한 만큼 나눌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인민배우가 되거라’ 이렇게 꼬셔서 결국 과학생회장까지 시켰죠.(웃음)” <우리 학교>의 김명준 감독도 김조 대표가 키워낸 운동권 학생이었다. 입학 뒤 무려 10년 가까이 학생회와 전대협에서 일하다가 “93년쯤인가 세미나하자고 하니까 어린 후배들이 싫어하는 티를 너무 노골적으로 내서” 학교를 떠난 그는 김용균, 정지우 감독 등 친구들의 제안으로 영화운동집단인 영화제작소 청년에 들어갔다. 거기서 “영화적 지식과는 무관한” 기획과 배급 파트를 담당한 게 그의 영화 이력 가운데 가장 앞부분에 올라가게 된 것이다.


“피디 계열에서 만든 <파업전야>에 대응할 만한 장편을 만들어보자고 완성한 게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었어요. 그런데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거야. 그 이후로 단편만 만들다가 각자 실무 공부를 하고 돌아오자고 약속하고 들어갔던 회사가 동숭아트센터였어요. 사실 영화의 실무는 거기서 대부분 배운 거죠.” 그렇게 1년 반 동안 흩어졌던 친구 7명과 다시 뭉쳐 만든 게 청년필름이었다.

10년 동안 10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충무로에서 드물게 자기 색깔을 유지하는 영화사로 버텨온 데는 대가도 따랐다. <질투는 나의 힘> <귀여워>처럼 좋은 평가는 받았지만 대중적으로 실패한 영화들이 남겨준 빚이다. “사실 두 영화는 대규모로 배급할 작품이 아니었는데 그때만 해도 크게 펼치지 않으면 배급 경로가 없다시피 했고 또 노하우도 없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셈이죠.” 시행착오가 결실로 맺어진 첫 영화가 1억원 남짓의 제작비를 들여 4만7천여명의 관객이 든 <후회하지 않아>다. 11월에 개봉하는 <은하해방전선>과 <색화동> 역시 작은 영화지만 자기 색깔이 뚜렷하면서도 대중적 소통이 쉬운 장르 영화들이다.


유일하게 팬클럽을 거느린 영화사랍니다


특히 <올드 보이>의 에로 패러디 <올 누드 보이>를 찍는 감독의 이야기인 코미디 <색화동>은 몇년 전 ‘반미’ 에로 영화 <태극기를 꽂으며>(출시명 <깃발을 꽂으며>)로 화제가 됐던 공자관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다.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됐음에도 비디오 전문 제작사에서 만드는 바람에 개봉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작품이었지만, 판권을 사서 후반작업을 다시 해 개봉하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초청은 받지 못했지만 프린지 형식으로 ‘자체’ 출품해 부산에서 ‘팬미팅’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청년필름스윗홈’ 회원들이 찾아와서 열렬한 애정을 표시했다. ‘청년필름스윗홈’은 한국의 유일한 영화사 팬클럽이다.

한달에 두 편이나 개봉하다니 같은 회사 작품끼리 경쟁하는 거 아니냐 했더니 “제작 편수만 메이저”라며 웃는다. 제작만 많이 하는 건 아니다. 몇년 전 직원들을 ‘압박’해 최초의 영화사 노조를 탄생시키기도 했던 사장인 그는 현재 독립영화 스태프 처우 개선과 지원 방안에 대한 연구 작업을 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외화 수입에도 나설 예정이다. 또 일찌감치 커밍아웃을 했던 그답게 ‘커밍아웃 캠페인’을 벌일 계획도 있고, 케이블에 퀴어 채널을 만들고 싶은 소망도 있다. 또 토크쇼 같은 것도 진행해 보고 싶다고 한다. 시시때때로 돈과 싸워야 하는 영화사 대표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가 산더미지만 하고 싶은 일, 만들고 싶은 영화, 계획하고 있는 즐거운 이벤트의 리스트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를 보기만 해도 영화사 이름이 왜 ‘청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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