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커플, 결혼은 안되지만 이혼은 된다?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5-23 13:07
【프로비던스=로이터/뉴시스】
미국에서 동성애자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로드아일랜드주의 가정법원에 레즈비언 부부의 이혼 소송이 계류 중이어서 논란이 뜨겁다.
동성애 커플이 결혼을 할 수는 없는 곳에서 이혼을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결혼 인정을 전제로 한 이혼 소송이 주 정부의 혼인 관련 규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사자 양측 변호인단은 이 소송이 동성애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로드아일랜드의 기본 입장에 변화를 불러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법원이 이혼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매사추세츠주에서 진행된 결혼 자체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
카산드라 오미스턴과 마가렛 챔버스는 2003년 미국에서 최초로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한 매사추세츠주에서 2004년 결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2년 뒤인 지난해 '융합할 수 없는 차이'를 이유로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던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제레미아 주니어 가정법원장은 로드아일랜드 주 헌법이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재판을 진행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난관에 봉착했고 결국 지난해 12월 주 최고법원에 자신이 이 사건의 판결을 내릴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줄 것을 의뢰했다.
이와 관련, 올해 초 패트릭 린치 로드아일랜드주 검찰총장은 사법 당국이 이혼 소송 당사자들의 결혼 사실을 인정하고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최고법원은 당초 소송 당사자들의 결혼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이를 기각했다가 최근인 지난 21일(현지시간) 발송한 명령문에서 관련 판결을 진행키로 했다.
최고법원은 오는 8월1일 가정법원에 접수된 소장에 대한 설명을 들을 계획이다.
법원은 이 자리에 검찰총장과 주지사, 주 의원 등 정치지도자들과 각계 관심 있는 인사들이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나경수기자 ksna@newsis.com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