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태국에서 남성,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헌법상으로 보장하라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태국 내 게이(남성 동성애자),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트랜스베스타이트(복장 도착자) 그룹 연합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막기 위해 군사정권이 새로 제정하는 헌법에 ‘제3의 성’을 인정하는 문구를 넣어줄 것을 촉구했다. ‘정치적 게이그룹’의 나티 치라로자나퐁 대표는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 문구에 ‘다른 성적 상태와 취향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는 문구를 추가하자는 것”이라면서 “‘제3의 성’을 가진 이들의 권리를 헌법에서 인정하면, 다른 법률의 차별규정들도 쉽게 철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전체 인구 7000여만명 중 100만명이 트랜스젠더(성전환자)라는 통계가 있으며 성전환 수술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나라다. 그만큼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트랜스베스타이트 등에 대한 인식이 자유로우며 직장이나 학교에서도 큰 차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성애자 단체 등은 “뿌리깊은 불교국가인 태국에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나 복장도착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으며, 차별 또한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적 소수자 권익보호 운동에 힘입어 태국 군대는 지난 2005년 이들의 군대 면제 사유를 본래의 ‘영구적 정신이상’에서 ‘신체적인 부적합’으로 바꾸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동성애자 커플이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생명보험 가입을 거부당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영희기자 misquick@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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