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싱크대 주변에 바퀴벌레가 한 두 마리 모이더니,
어느덧 무리를 짓고 파닥거리고 있네요.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벌레가 바퀴벌레인지라,
에프킬라를 들이부었죠. 돈만 좀 더 있었으면, 세스코 훈남들을 불러 처리 했을 텐데…
일단, 에프킬라액에 날개젖어 움직이지 못하는 이것들을 쓰레받이로 쓸어 담아, 휴지통에 버렸죠.
이거면 됐겠죠. 바퀴벌레는 어차피 다시 모인다는데, 일단 눈앞에서 안보이니, 속은 후련하네요.
아마, 백인 우월주의에 눈이 멀어 인종 소수자 에게 lynching을 가했던 그들도,
호모포비아에 마음이 절어 성적 소수자를 살해한 그들로,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지.
보기 싫은 이들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최루액을 맞고 우수수 넘어진 희망버스 멤버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립했던 우리와 전경들이 서있던 한진중공업 입구는,
논리나 이성으로 뿌옇게 칠해질 수 있는, 회색 빛으로 그려진 곳이 아닌,
명백한 흑과 백이 갈린 곳이었다고.
그냥 우리에게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폭력을 가한 것이라고..
보기 싫은 우리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랬던 것이라고…
한국 사회의 진보, 보수, 중도 등 정치적 성향들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희망버스에 몸을 싣기 위해 시청광장에 모인 분들은, 진보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셨던 것 같아요.
뭔가, 좀 달랐어요. 표정도,, 행동도,, 결의에 넘치는 문구들도…
동지라는 언어선택, 모두가 따라 불렀던 노래들, 그 노래에 맞춰 췄던 춤까지….
제 머릿속에서 진보라는 그룹을 정의하기에 충분했죠.
아마,,,,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이 정의하는 진보가 다 다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어떤 이들은 많이, 아주 많이 싫어하는 것 같더군요.
아직 대학생인 저희 회사 인턴에게 물었더니,
자기 일 열심히 안하고, 개념 없는 사람들이라고 하더군요.
저희 과장님은,,,희망버스 타고 부산다녀 왔다 했더니,,,
그런거 하지 말라고,,,가정도 안 돌보는 사람들이라며…..
이번 희망버스를 계기로 전에 몰랐던 걸 알았어요.
전 성적 소수자, 인종 소수자(한때), 뿐 만이 아닌 “진보”소수자라는걸요.
진보라고 말하기 조차 부끄럽지만,, 어쨌든,,저는 또 다른 소수자 그룹에 속해 있더군요.
동기들이 회사에서 부산 다녀왔다는 말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부모님께는 숨기게 되는,, 또 다른 소수자라고…
어떤 이들이 바퀴벌레 잡듯,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또 다른 그룹에 속해 있다고…
여기까지가 이 시점에서 제 생각의 정리에요.
어디서 희망을 보아야 하고, 어디서 어떻게 제 손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지…
더 구체적인 생각들이 분명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그냥, 주저리 주저리, 너무 뻔한 이야기 한건 아닌지,,ㅋ, 읽고 싶은 분만 읽으셨길~ ^^
단원 한사람 한사람에게 애정과 관심을 좀 가져보심이 어떨런지요??
작은거 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장님이시니까...아름답고 멋지고 우아하신 자태로 단원들을 어루만져 주시옵소서....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