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창단되었을 때도 열심히 해보려다가 2주만에 강릉으로 내려갔던 적이 있지요.
그때 너무 죄송해서 다시 이번에 공연만이라도 올리고 싶은데
학교 시스템 자체가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라는 겁니다.
특히 저같은 스텝 연출 전공은 학교 소재지인 안산에서 주거하면서
가끔 남산에 있는 캠퍼스를 다녀오고 밤을 새야하는데
우연찮게 OT가 끝난 다음 날부터 입학식에다 동아리 공연을 준비하는 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이제 스물셋인데도 늦게 들어갔으니 선배들 말을 잘 들어야하는 것도 있구요.
다른 과에 비해 경직된 분위기와 엄격한 시스템으로 정말 고민입니다.
10주년 행사때 나가기 힘든 것...
한다고 했다가 다시 안하게 되는 어설픈 헤프닝을 하는 저 우선 용서해주십시오.
어쩔 도리 없이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는데 오히려 일만 생기고...
죄송하네요...
죄송한 마음으로 시를 한 수 올립니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하지만 찌라시님의 학교 생활과 관련된 일이니 저희도 저희 욕심만으로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원하셔서 들어가신 학교 생활,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중에 여력이 되시면 코러스 모임 뿐 아니라 친구사이 일에 참여해 주실 거라 믿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