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녀석을 만난 이후로 이렇게 오래 떨어져 지내긴 처음이다. 힘든 90년대를 보내던 어느 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우연히 만난 그 녀석에 대한 기억은 작은 몸과는 달리 저한테로 달려드는 모든 사람도 포용한 만큼의 넓은 마음이었다.
당시는 나와 마찬가지로 그 녀석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도움을 받는건 항상 나였던 것 같다.
섬세하기로 치면 나보다 한 수 위 였고 말보다 표정이 먼저인 나와는 달리 속내를 좀 체 드러내지 않는 야무진 성격탓에 몇 차레 삐걱대기도 했었지만 고단한 20대를 무사히 건너게된 건 아마도 그 녀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라도 시골 마을에서 공중보건의로 있을때도 멀지 않은 거리를 왕래해야하는 내가 귀찮을까봐 한 번 오라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않던 녀석이 그 보다 몇 백배나 떨어진 아프리카 케냐땅으로 한 번 오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보고 싶다는 말은 끝내 아껴두는 걸 보면 아직은 자존심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프리카로 떠난다는 말을 꺼냈을 때 내 속마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한게 후회가 된다. 그 녀석이 힘들게 내린 결정을 지켜주고 싶기도 했었지만 그 보다 더한 그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던 내 마음을 그 녀석은 알고 있을 것이다. 친구는 그 사람의 표정과 말투만 들어도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게 친구라고 그랬다.
그 때 그 녀석은 차마 나도 어찌할 수 없는 표정으로 어색한 웃음만을 짓고 있었다.
그런 그의 웃음이 떠올라 지금 더 가슴이 아프다.
매일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하릴없이 달력을 넘겨보지만 아직은 아프리카땅에서 그 녀석을 만날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시간적 제약과 경제적 이유로 둘러대지만 실은 그 곳에 그 녀석을 혼자 두고 올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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