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많은 성소수자들에게, 특히 벽장문을 열까말까 망설이는 이들, 최근에 벽장밖에 조심스런 발을 내딛은 이들에게 퀴어퍼레이드는 일년 중 가장 맘설레며 기다리는 날이 아닐까 싶어요.
크리스찬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학생들에게는 방학이나 소풍이 일년 내내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듯 말이죠.
돌이켜 보면... 친구사이 역시 퍼레이드를 통해 많은 성장을 해온 것 같습니다.
1. 앵글조립의 달인 배출.
- 트럭 위 구조물을 몇 년째 만들다 보니 몇몇 분들은 이제 눈감고도 앵글을 조립할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2. 경매의 한계를 넘어서다.
- 멋진 진행솜씨를 가진 김조광수 고문님의 역할이 컸지만 한동안 단골 행사였던 경매는 부스 행사의 유쾌한 백미이기도 했습니다.
3. 많은 회원들과 대표를 배출하다.
- 많은 친구사이 회원들은 퀴어퍼레이드를 통해 데뷔해서 친구사이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회원들은 축제 준비요원으로 활약을 하면서 친구사이 일에 더 익숙해지게 되고, 그러다가 운영위원이 되기도 하고 대표가 되기도 했고요. (예:기즈베, 재경, 가람 등...)
4. 친구사이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다.
- 친구사이에서 시작했거나 친구사이의 색깔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행사들이 그동안 참으로 많았습니다. 라인댄스를 시작으로(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한동안 친구사이와 퀴어문화축제 조직위를 혼돈하기도 했다능...) 예쁜가족선발대회, 몸피켓, 오버로크 퍼포먼스, 퀴어타운인코리아, 플래시몹, 지보이스공연, 강강수월래, 커밍아웃전시회, 커밍아웃존 운영, 오천원의 행복, 올해에는 댄스클럽까지... 정말 멋진 프로그램들이 많았네요.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사이와 퍼레이드는 서로를 성장시키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5. 회원들의 몸매 관리에 일조하다.
- 지금은 뜸해졌지만 예전에는 두 달간의 라인댄스 연습으로 체력훈련도 가능했었고, 올해 역시 누드컨셉 덕분에 몇몇 분은 몇 달전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도 하고, 무리한 체력훈련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는 소문까지 들리더군요.^^ 당일날 쓰러질 지 모르니 무리해서 굶지 마시길...
6. 유쾌한 스캔들의 온상이 되다.
- 시시콜콜 다 이야기 할순 없지만 퍼레이드를 하면서도 눈빛이 오고가고 사랑은 꽃피고... 발빠른 누군가는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그러더군요.
7. 수만의 광녀(?)들의 배출...
- 아류, 개말라, 데미지, 재경, 스파게티나 등 멋진 광녀들을 배출했던 이벤트가 또 퍼레이드였지요. 이제 이들의 뒤를 이을 새로운 광녀가 출현할 때가 되었는데... 올해는 기대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십년 전 참가했을 때와 지금 느끼는 감동은 다른 성격의 감동이지만 어쨌든 퀴어퍼레이드! 참으로 소중하고 지켜내야 할 행사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토요일 오후 한빛 미디어광장에서... 올해도 재미나게 기갈찬란하게 놀아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