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에나 올릴 법한 정말 몹시 시시껄렁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저도 굳이 여기다가 올리려는 이유가 당최 어떤 심보인지 모르겠습니다만ㅋ 그럼에도 올리겠습니다.
작년부터 알고만 지내고 만나지는 못한 형과 드디어 약속을 잡았습니다. 뭐 글자로써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만나기는 했지만 얼굴로 직접 마주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아, 뭐 원나잍 종류의 목적만남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세요.) 형과 오랜만에 통화를 하는데 (형 목소리는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합니다), 살짝 수다를 떨다가 6월 4일에 시간이 괜찮은가 묻더라구요. 달력을 확인해보니 선약 따위는 없었고-저렴한 남자- 좋다고 했습니다. 마침 그 날이 G-Voice 공연 날이기도 하고 홍대는 밤새 놀기 좋은 동네라고 일러주더라구요.
제 고민은 여기에서 붉어져 나왔습니다. 작년엔가 다음에 만나게 되면 빨간(샛빨간 것은 아니지만) 바지 입고 나간다고 약속을 했걸랑요. 그러고서 만남은 막연하게 미루어졌습죠. 드디어 보게 됐는데, 아 이 약속대로 빨간 바지를 입고 가나에 대한 시시꼴롱한 고민입니다.
자기 행사도 아닌데 튀게 가는 건 쪼끔 별로라는 생각을 가졌어요. 아무래도 축하받을 사람들이 따로 정해진 곳에는 조용히 있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게 좋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
유월이면 좀 많이 더울 텐데, 빨간 바지 입고 위에는 무얼 걸치고 가야하는가 하는 고민까지, 땀도 많이 날 테고, 겨드랑이는 최대한 봉인해야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어차피
고민해봤자 그 날 꼴리는 대로 멋대로 하고 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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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시껄렁함이었습니다. 다음 달에 만나요. 그 형을 비롯한 친구사이 분들과 친구사이에 관심있는 분들. 건강하시구요. (혹시라도 그 날 갑작스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다른 날 잡아서 놀러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