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야기들, 슬픈 이야기들, 그리고 현실, 그 무게감은 텁텁한 맛이 납니다.
때로는 너무 무거워서, 종아리가 후들거리고 그냥 주저 앉아버리게 만듭니다.
모든 사람들을 뒤로 한 채 그냥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그 가벼움, 혹은 무거움을 견디며 <여기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가장 큰 싸움이자 투쟁입니다.
그래서 그 모든 전투들에서 살아남은 노인들의 은발은 "삶의 왕관"입니다.
많이 아파 본 사람은 세상을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이 하나 생기기도 하나 봅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때때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오감하는 모든 것을이 소슬소슬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줄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흘려버렸던 것들이 너무 반짝여서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늘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오가는 길에 생뚱맞게 들어서 있는 과수원이 하나 있습니다.
3월 초에 올렸던 사진 속의 과수원이 흰꽃을 하나 가득 피워 올리더니, 어느덧 복숭아꽃을 하나 가득
피워 올렸습니다. 그 위로 늦은 오후의 햇살이 반짝이며 스치고 지나갑니다.
혼자 보기 아쉬운 풍경이어서 카메라를 들이 댔습니다만,
태양을 마주보는 위치에서 찍을 수 밖에 없어서 렌즈 안으로 직사광이 바로 들이치는군요.
할레이션이 아쉽습니다만, 도시 사람들이 흔히 볼 수 없는 조용한 봄 풍경이기에...
이리저리 아픈 이야기들 사이에서 잠시 쉬어가라고 올려두고 갑니다.
친구님들 모두 좋은 밤 되시길....
봄은 빠른 걸음으로 뚜벅뚜벅 걷고 있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