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동성애차별금지법 관련, 김수현 작가의 대 기독교 사과 문제 있다
동성애를 그린 SBS TV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작가 김수현 씨가 30일 기독교계를 상대로 다음과 같이 사과했다.
“동성애차별금지법에 대한 트윗을 리트윗했던 것 취소합니다. 특정종교를 갖고 있지도 않고 기독교에 별 유감도 없습니다. 엄중한 항의 부끄럽게 받아들입니다. 경솔했습니다. 취소합니다.. 공인의식이 희박한 이 사람의 경솔함이었고 내 경솔함으로 마음다쳤을 이들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게 마땅합니다. 나의 문제는 언제나 내가 공인이라는 걸 까먹고 산다는 점과 그래서 늘 신중함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배냇병입니다. 아직 멀었어요.”
김 씨는 지난 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성애차별금지법. 통과되면 아시아최초. 성적지향과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임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서 존경받는 나라가 될 수 있는 기회인데 개독교의 반대가 심한 모양. 개독교는 존경받는 나라가 되는게 그렇게 싫은갑다”라는 글을 리트윗한 바 있다.
김 씨의 사과에서 나타나는 입장 변화는 세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동성애차별금지법에 대한 기독교계의 입장은 하나가 아니다.
이 법에 극력 반대하는 단체는 수구·보수적인 경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 류이다. 반면에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 연대’(차기연)와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새기운)와 같이 이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단체도 있다. 김 씨의 사과는 전자 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며, 그럴 경우 자신이 언급한 ‘개독교’ 관련 내용에 대한 비판까지도 철회한 것인지 밝히는 게 이치에 맞다.
둘째, 동성애차별금지법에 대한 지지 의사는 유효한가.
김 씨의 사과는 ‘공인의식’과 ‘경솔함’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동성애자들이 볼 때 이러한 태도는 김 씨가 사회적 약자인 성소수자들 편에 서는 것보다 일부 힘 있는 종교권력에게 굴복한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만약, 동성애차별금지법에 대한 지지 의사가 단지 언어의 성찬에 그쳤다면 안 될 일이다.
셋째, 드라마에서는 동성애 주제조차 상업적 이용가치에 불과한가.
김 씨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동성애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아직도 이성애적 성담론이 강력하게 지배하는 한국 사회의 금기에 도전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공인' 운운하며 선뜻 ‘사과' 하는 자책의 길을 택했다. 이러한 갈짓자 걸음은 사회적 약자인 성소수자들의 삶조차 자본과 권력이 횡행하는 주류 미디어에서 단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상업적 대상물로 이용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성소수자들을 그 사회의 주체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해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다. 그럼에도 한기총과 같은 국내 일부 기독교계 단체들은 성경 문자주의 및 국가주의·반공주의에 집착, 동성애차별금지법안에 반대하며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억압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기독교 내 교권주의자들의 편견과 김수현 씨의 동성애차별금지법 '지지' 발언은 내용상 상호 대척점에 서 있다. 만약, 김 씨에게서 '지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행동 또한 그에 부합해야만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작가정신을 존중받으리라 본다.
201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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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싸여서는 안됩니다. 이는 차별금지법을 무력화 하려는 종교와 재계의 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