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만나는 친구를 위해 하루를 비워뒀는데,
아. 비워뒀다기 보다는 약속이 없어서ㅎㅎ
어쨌든 저녁먹고 영화나 같이 보자고 결정하고 오후에 만났는데,
부탁받은 일을 도와줬더니 일이 있어서 가야한다네요.
미안하단 말은 했지만, 집에 돌아와 잉여롭게 있다보니 친구가 야속하기도 하고
묘하게 버림 받은 기분ㅠ_ㅠ
그래도 토요일인데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다시 집을 나섰습니다.
혼자하기에 가장 좋은게 영화 보는거라 영화나 보고 들어와야지 했어요.
원래 그 친구랑 토이스토리 보기로 했었는데,
일행도 없으니 그냥 제 취향일 것 같은 영화를 골랐네요.
선택한 영화는 테이킹 우드스탁이라는 영화인데.
영화 정보가 전혀 없어 막연히 록 페스티벌 영화 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맞긴 맞지만, 무대자체를 조명한 영화는 아니고 공연 전 무대 밖의 일 이라고 해야겠네요.
실존 인물의 이야기라는 건 알았는데 딱 거기까지만 알고 있었던 터라
주인공 엘리엇이 게이라는 사실에 약간 놀라기도 했고 (이거 스포일러 아니겠죠. 실존인물이니까;;)
동성애자라는 소재의 잦은 사용에 대해 이안감독...도 혹시 게이인가.. 하는 의심도 살짝ㅎㅎ
최근에 가볍게 본 영화 두 편.
솔트와 나잇앤데이에 나왔던 배우들이 깜짝 등장해서 놀랐고.
(리브 슈라이버와...그.. 나잇앤데이에 사이먼인가로 나왔던 배우;)
공연 장면은 없었지만, 공연 전 들뜨는 묘한 마음과 공연 중의 그 분위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최근에 놓친 지산 록 페스티벌이 마구마구 아쉽더라고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답게 많은;; 알몸들과 약을 하던가 팔던가 하는 장면들이 마구 나옵니다.
그런데 다른건 다 제쳐두고.
1969년의 히피들은 정말 그렇게 멋지고 행복했을까요?
전 제가 살아보지 못한 그 공간과 시간이, 살아보지 못했음에도 그리웠습니다.
물론 그때의 현실은 한 구석에선 일상화 된 전쟁이, 다른 한 구석에선 달 착륙을 위한 움직임이 있는
저는 모를 불안함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요.
개인적으로는,
배경이 딱 1969년인데다 주인공 엘리엇이 게이이다보니 거의 비슷한 시기에 옆동네에서 벌어졌을 스톤월 항쟁이 자꾸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주인공이 참 귀여워요.
제 스타일 아닌데 보면 볼 수록이요.
근데 언니 같아요..ㅋㅋ
영화 끝나고 그냥 들어오기 아쉬워, 문닫기 일보직전의 카페에 들어가서 팥빙수를 사먹었어요.
불과 몇 분 전, 제 정신은 20세기의 폭발적인 어느 장소에 있었는데.
실은 팥빙수 한 그릇에 만원인 시대에 살고 있더군요.
아. (맛있지만) 너무 비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