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4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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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호][활동스케치 #1]
영남권 혼인평등소송 기자회견
: 소송한다는데, 축하한다는 말이 나오네요

대구, 부산, 울산 세 영남 지역에서 혼인평등소송이 진행되었음이 각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그를 이미지화한 모두의 결혼 웹이미지.
기존 혼인평등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11쌍의 동성부부와 더불어, 대구·부산·울산 세 영남지역에서 3쌍의 소송원고 부부가 새로운 소제기를 시작했다. 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해서, 나와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민영·기진이 대구로 내려가 일손을 도왔다.
오전 7시에 대구로 출발해 오후 7시에 서울로 돌아오는 당일치기 일정이었다, 같은 시간 부산과 울산에서도 모두의 결혼 캠페인 활동가들이 같은 일정을 소화했다. 그렇게 4월 8일, 영남권 세 도시의 가정법원 앞에서 동성부부 세 쌍이 동시에 혼인평등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표현이 좀 이상할 수 있는데, 기분 좋은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대구가정법원 앞에서는 비장한 규탄보다도 사람들이 소송 원고들을 축하하는 말과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들 어찌나 표정이 환한지. 문제제기를 하러 모인 자리인데, 어쩐지 결혼식 피로연 같았다. 대구 무지개인권연대 진교님을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에 호들갑을 떨었고, 대구 시민사회 활동가 분들이 하나둘 들어찰 때마다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기자회견 시작하고나서야 성소수자 부부로서 살아가는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지만, 원고로 나선 두 분의 얼굴에도 미소가 폈다.

대구 원고 부부는 함께 산 지 3년이 넘었고, 내년에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발언 중 한 분이 "사실 지금도 주변에서 인정받는 부부로 살고 있다"고 했다. 가족과 친구와 동료가 이미 인정하는 관계를 굳이 국가에 다시 청구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귀찮고 슬플 것 같다. 법과 제도만이 이 부부의 삶에서 가장 늦게 도착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20년 넘게 함께 산 60대 부부가, 울산에서는 조선소 노동자 남편과 공무원 청년 남편이 같은 마음으로 같은 시간에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에 나섰다. 연령도 직업도 사연도 제각각이지만 한 줄로 꿰자면 이렇다. 우리는 이미 부부로 살고 있다. 법만 그걸 모른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면서 누군가가 그랬다. "이거 진짜 피로연이네." 맞는 말이었다.
이번 영남권 소송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비수도권 성소수자들에게 혼인평등은 더 멀고 추상적인 단어였을지 모른다. 특히 문화적으로도 보수적일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영남권이고, 인구밀도가 서울보다 낮을수록 성소수자임을 드러내기 훨씬 어려운 환경에 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부산·울산에서 동시에 원고가 등장하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변호사들이 대리인단으로 결합한 이번 일은 흐름을 바꿀 큰 용기라는 게 느껴졌다. 대구의 레즈비언 부부, 부산과 울산의 게이 부부가 지역에서 앞으로 많은 축하와 지지 속에서 일상을 보내길 바랍니다.

영남일보, 2026년 4월 1일 종이신문에 대구 진아, 아현 부부가 인터뷰를 했다.
동성혼 운동의 핵심은 결혼 그 자체보다 결혼을 둘러싼 사회의 상상력을 흔드는 데 있다. 누군가의 존엄을 권리로, 구체적인 얼굴과 함께 상상하게 만드는 일. 혼인평등소송은 기자회견에서도, 법원 심문 과정에서도 필연적으로 일상을 증언하게 된다. 동성부부가 어떤 얼굴을 하는지, 특히 트랜스젠더 동성부부, 나이가 든 동성부부, 비수도권의 청년 동성부부의 구체적인 얼굴과 그들의 일상적 사연이 무엇인지를 반복해서 사람들에게 학습시키게 된다. 그리고 이 결혼을 법적으로 판단하든 일상적으로 축하하든 하는 과정에서 실제의 관계맺음이 시작되기도 변형되기도 한다. 모두의 결혼 운동이 즐거운 부분이 있다면 이 이유인 거 같다.
혼인평등소송, 이제 14쌍의 동성부부다. 법은 문을 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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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심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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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8 17:59